이 정도면 '독도에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이름까지 '독도'로 개명하다니. 경상북도 (재)독도재단의 해외 홍보대사로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 중인 미국 시민권자 최독도(58) 씨. 이달 22~25일 중국 남경대학에서의 영토주권 세미나 참석 차 독도재단 위원들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그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최 씨의 원래 이름은 '최익철'. 경기도 안성이 고향인 그는 1985년 무렵, '떼돈 벌 욕심'으로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했다.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낮에는 주유소에서 일하고 밤에는 식당 청소를 했다. 단속반에 쫓겨 도망 다닌 적도 많았다. 1992년에야 영주권을 땄고, 건물 청소'보수사업'부동산 임대업으로 돈을 모았다. 최근에는 LA 근교에서 멜론농장도 운영했다. 아들은 미국 해병대원, 딸은 간호사로 장성했다.
독도와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A한인회관 옆을 지나는데, 웬 한국 대학생 6명이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있었어요. 사연을 물으니, '미국'남미를 오토바이로 돌며 독도 홍보를 하러 왔는데 잘 곳을 못 구했다'는 거예요. 하도 딱해서 제 집에 데려가 몇 주를 머물게 했어요. 그때 독도에 대해서 많은 걸 배웠죠." 이후 그는 'LA 삼촌'으로 불리며 미국을 찾아오는 독도 라이더들을 돕게 된다.
독도의 외로운 처지와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됐을까. 그는 독도 라이더 한 대학생의 제안을 받고 고심 끝에 2013년에 '독도'라는 이름으로 시민권을 땄다. "원래는 '잭 최'라는 이름으로 등록하려고 했죠. '개명'이란 게 미국에서도 큰일이죠. 하지만 자식들에게 제 결심을 밝히고 허락을 구했어요.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걸 널리 알리고 싶다는 제 말에 시민권 심사관도 고개를 끄덕여줬어요."
이후 그는 독도 홍보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그는 '독도 5' '독도 6'라는 번호판을 단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대형 밴을 타고 LA 곳곳을 누볐다. 차량은 독도 홍보 스티커로 도배하다시피했다. 만나는 외국인마다 독도 스티커와 전단지를 돌렸다. "'독도는 한국의 작은 섬인데 자꾸 일본이 뺏으려 한다. 그래서 내가 이런 활동을 하고 있다'고 얘기하면, 대부분 외국인들이 대단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요. 그런 진심 어린 격려를 받으면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최 씨의 열성적인 활동을 접한 독도재단은 2014년 7월 그를 한국으로 초청해 독도에 오를 기회를 준다. "사진으로만 보던 독도와 감동의 크기가 달랐죠. 이렇게 아름다운 섬을 뺏겨서는 안 된다. 후손에 잘 물려줘야 한다는 결심을 했어요."
최 씨의 독도 사랑은 갈수록 뜨겁다. 그는 작년 8월 독도재단 관계자들이 독도 홍보를 위해 LA를 방문했을 때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독도재단 관계자는 "사철 내내 독도 티셔츠를 입고 다니며, 하던 사업도 접은 채 열성적으로 독도를 홍보하는 모습은 진심 그 자체였다"고 했다. 최 씨는 광복 70주년인 지난해 LA한인회로부터 자랑스러운 한국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내가 곧 독도'라는 자부심으로 삽니다. 하루하루가 행복해요. 한국의 국민들도 기회가 된다면 꼭 독도를 다녀와서 그 아름다움을 주위에 전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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