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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정상에 선 초보 감독…'지단 시대 개막'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중원 사령관' 출신인 지네딘 지단(44)이 친정팀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사령탑으로 성공 시대를 열었다.

지단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는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 마드리드)를 꺾고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스타군단인 레알 마드리드이지만 2015-16시즌 초반만 해도 예상하기 힘들었던 장면이었다.

시즌 초반 레알 마드리드는 문자 그대로 위기였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라이벌인 FC바르셀로나와 AT 마드리드에 밀렸고, 선수단의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하메스 로드리게스, 카림 벤제마 등 팀의 주축 선수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팀의 상징과 같은 존재인 호날두의 이적설이 퍼질 정도였다.

위기 타개를 위해 레알 마드리드 이사회가 선택한 것은 감독교체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월 베니테스 감독을 경질하고 지단을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지단은 현역 시절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세 차례나 뽑힌 특급 미드필더 출신이지만 지도자 능력은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

2014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2군 격인 카스티야 감독으로 활동해 온 것이 지도자 경력의 전부였다.

이 때문에 지단의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미심쩍게 생각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며 '지구방위대'를 이끌었던 지단은 감독으로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을 맡은 뒤 처음 치른 바르셀로나와 '엘 클라시코'에서는 짜릿한 역전 승리를 따냈고,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바르셀로나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프리메라리가 역전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볼프스부르크와 맨체스터 시티를 잇따라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승승장구했다.

세계 최고의 스타선수들을 하나로 묶은 리더십이 원동력이었다. 지단 감독 부임 전 흔들렸던 팀은 급속하게 안정을 되찾았다.

이적설의 진원지였던 호날두가 "지단 감독이 계속 팀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며 "레알 마드리드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지단은 감독으로 부임한 지 5개월여 만에 팀을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역대 일곱 번째 감독으로 기록됐다.

이제 팬들은 지단이 감독으로서 선수 시절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를 주목하고 있다.

지단은 선수로서 월드컵 우승과 두 차례의 세리에A 우승을 경험했고,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프리메라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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