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차 UN NGO 콘퍼런스가 지난 1일 경주에서 '경주선언문'을 채택하며 막을 내렸다. 전 세계 NGO, 대학, 국제기구 전문가 등 3천여 명이 참가,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 이번 행사는 지역민들에게 UN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또 새마을특별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우리의 '새마을'이 UN의 목표에 기여하며 세계 속에서 자라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었다.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인식 전환
이번 행사의 최대 성과는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실천적인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이다. 세계시민교육은 최근 국제사회와 UN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는 의제다. 복잡하고 글로벌화된 지구촌의 문제를 풀기 위한 실마리가 글로벌 시민양성에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발표된 '글로벌교육 우선구상'(GEFI)을 직접 주도한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크리스티나 갈라치 UN 사무차장이 이번 콘퍼런스에 직접 참가했다는 것은 UN에서 '교육' 의제의 중요성과 위상이 어떠한가를 말해준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라운드테이블1을 통해서는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에 대한 권리가, 라운드테이블2에서는 과학, 기술, 공학, 예술, 그리고 수학 교육에의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현실적인 투자, 정책, 지지 방안이, 라운드테이블3에서는 열악한 지대의 청소년과 아동에 대한 교육 제공방안이, 라운드테이블4에서는 지구 생태계 보전을 위한 교육과 대중 인식개선 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각 라운드테이블은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 항목인 '양질의 교육'이 어떻게 SDGs의 달성에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되는지, 그리고 그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방안이 무엇인지를 찾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콘퍼런스 폐막식에서 발표된 '경주선언문'은 이 모든 결과의 내용을 유엔과 유엔회원국에 권고했다. '모든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평생교육 접근성을 보장받아야 하고, 이를 통해 사회일원으로 참여하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어야 하며, 앞으로 글로벌 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이 형식, 무형식 교육과정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협력을 하자'는 콘퍼런스 참가자들의 의지가 모인 것이다.
◆또 다른 성과, 새마을의 재발견
새마을운동은 지난해 9월 UN의 개발정상회의 등에서 UN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효과적 실천 수단으로 언급되는 등 최근 SDGs와 관련해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이 어떤 방식으로 SDGs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없었다. '우리가 어려운 시절을 새마을운동을 통해 이겨냈듯이 개도국 빈곤퇴치에도 새마을이 도움이 될 것'이란 정도의 인식 정도였다.
이번 새마을시민교육워크숍과 새마을특별라운드테이블에서는 새마을운동 정신이 UN이 지향하는 가치와 이상, 그리고 최근 설정된 SDGs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줬다.
특히, 새마을운동은 SDGs 17개 목표 중 1번(빈곤종식), 4번(양질의 교육), 5번(여성 권익신장), 8번(생산적 고용과 양질의 일자리), 9번(사회기반시설구축), 10번(국가 내'국가 간 불평등 완화), 11번(지속가능한 공동체), 16번(평화롭고 정의로운 제도 구축), 17번(글로벌 파트너십 활성화)과 관련성이 있다고 주제발표와 토론에서 제시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마마두 은자이 세네갈 대사와 에드워드 리드 교수는 "새마을운동이 공동체 발전 프로그램의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새마을 세계화 사업 탄력받는다
경상북도는 새마을의 본고장이면서, 새마을 세계화 사업을 통해 빈곤퇴치사업을 11년째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다. 이번 콘퍼런스의 새마을워크숍과 새마을특별라운드테이블은 새마을 세계화를 통해 SDGs 달성에 기여하고 있는 개최도시 경북을 위해 UN이 특별히 승인해준 행사다. 콘퍼런스 70년 역사상 최초로 새마을이라는 한 국가, 한 지역의 대표적인 개발모델이 UN회의 라운드테이블 주제가 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것이다.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세계정부인 UN이 지방정부의 SDGs를 위한 노력을 인정했다는 것만으로도 경북도는 큰 자랑거리를 만들었다.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경북은 새마을 세계화 사업에서 큰 탄력을 받게 됐다. UN의 인정을 공식적으로 받은 것이다.
NGO 행사인 만큼 새마을특별라운드테이블 등에는 국제기구, NGO관계자들이 많이 참가했다. 새마을이 마을, 지방정부, 중앙정부, 경북도, 봉사단체 등 여러 지역네트워크를 활용한 연계 사업인 만큼 새마을 세계화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현지, 글로벌 단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경북도는 이번 콘퍼런스에 참가한 NGO들에게 새마을의 유용성은 물론, 새마을 세계화를 위한 협력과 지지를 널리 홍보, 향후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과 해외 네트워크 강화의 기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새마을뿐만 아니라 경북도와 경주시는 홍보관'투어프로그램을 통해 성공적인 홍보 효과도 거뒀다. 경북은 한국 전통문화의 보고이자, 한국 정신사의 본향으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며 경주는 신라 천년의 찬란한 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경북도와 경주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향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컨벤션 매카로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새마을은 이제 글로벌 브랜드로 간다
맨땅에서 시작한 지난 11년간의 경북도 새마을 세계화 사업은 그동안 난관도 많았고 굴곡도 많았다. 빠듯한 살림살이 속에 예산확보과정이 쉽지 않았고, 새마을 정신과 기술을 전파할 파견 공무원과 봉사단원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오랜 가난과 절망에 익숙해 새로운 정신과 도전을 거부하는 현지주민들의 의심과 비협조라는 난관도 따라왔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마을에 대한 정치적 역풍까지 찾아왔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새마을 세계화 사업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가난의 아픔을 극복했던 경험을 국제사회에 공유하고 환원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자 역사적 사명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2005년 베트남 오지마을에서 삽 한 자루와 농약 분무기 하나로 시작한 경북도 새마을 세계화 사업은 지금은 11개국 30마을로 확대됐다. 글로벌 브랜드가 됐고 UN이 인정하는 위치에까지 오른 것이다.
김 도지사는 "아직 갈 길과 과제가 많다. 이번 UN NGO 콘퍼런스를 통해 UN지속가능발전목표, 세계시민교육, 새마을 세계화가 세계인들뿐만 아니라 국내 지식인들에게 널리 알려졌다"며 "경북도의 인류공존과 번영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에 앞으로도 많은 깨어 있는 세계시민과 NGO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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