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운사 솔숲 길 걷다 저절로 명상…마음까지 말끔

금성산 3~5시간 명품 등산 코스

천 년 솔향이 가득한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 조계종 16교구 본사 고운사.
천 년 솔향이 가득한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 조계종 16교구 본사 고운사.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낙단보.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낙단보.

◆금성산 등산 코스… 공룡 발자국, 문화재 등 볼거리 가득

금성면 동북쪽에 있는 해발 531m의 금성산은 전설을 간직한 영남의 명산이다. 이곳은 과거 중생대 백악기(약 7천만 년 전) 화산 폭발에 의해 형성돼 화산 분화구가 꺼져 내려앉은 칼데라(화산 함몰체)로 오랜 세월의 풍화와 침식을 받아 화산의 밑둥치만 타원형으로 남아 있다. 동쪽으로 비봉산(672m)이 위치하며 중앙으로 기울어진 현무암 암층의 모습이 산 중턱으로 보인다.

금성산 정상의 평지는 천하제일의 명당으로 이곳에 조상묘를 쓰면 당대에는 만석꾼이 되지만, 주변 지역은 3년 동안 가뭄이 든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주민들이 남몰래 땅을 파헤친 흔적이 곳곳에 있다. 금성면이 삼한시대 부족국가인 조문국의 도읍지였던 까닭에 정상 북쪽으로 금성산성, 1천300년 전 의상대사가 창건한 수정사, 삼국시대의 고분 200여 기 등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등산로는 금성산 단독 코스(약 3시간 소요)와 비봉산 연계 코스(약 5시간 소요)가 있다.

또 주변에는 중생대 백악기의 제오리 공룡 발자국 화석과 통일신라시대 5층 석탑도 있다.

◆천 년 솔숲 '고운사'

의성은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문화적 유산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화엄종의 시조이신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를 먼저 꼽을 수 있다. 단촌면 구계리 등운산 중심에 자리 잡은 고운사는 신라말 유'불'도교에 통달해 신선이 됐다는 최치원이 고승과 함께 가운루와 우화루를 건축한 후 그의 호인 고운을 빌려서 고운사라 전해 내려오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고운사는 양쪽 계곡의 합류 지점 산록에 대웅보전을 세우고 주변 계곡을 메워 넓은 마당을 만들었으며, 이미 건립된 건물과 조화로운 배치를 했다. 현재의 고운사 건물들은 대체로 조선 후기에 건립된 것과 1970년대 화재 이후 새로 건립된 것으로 본래의 가람 배치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일주문이라 할 수 있는 조계문을 들어서면 계곡을 따라 'Y'자 형으로 건물이 배치돼 있다.

고운사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유물들을 많이 품고 있다. 통일신라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불전의 약사불 좌상은 자연석을 깎아 광배와 불상을 조각했는데, 머리와 얼굴은 전면이 절단, 망실돼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머리카락이 희미하게 남아 있고 양 귀는 짧게 표현했고, 손은 항마촉지의 수인을 하고 있다.

대웅보전의 주불 뒤쪽 후불탱화는 1887년에, 서쪽 벽면의 탱화는 1892년, 극락전의 후불탱화는 1701년, 명부전 후불탱화는 1740년에 각각 조성됐고, 범종은 1859년에 주조됐다.

고운사는 현재 안동, 영주, 봉화 등 60여 개 대소 사찰을 관장하는 조계종 16교구 총본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솔향 흐르는 천 년 솔숲을 따라 황톳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 오며 일주문과 절을 지키는 사천왕은 속세의 탐욕과 욕심이 부질없음을 말없이 보여주고 있다. 새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산사를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연중 진행하고 있어 은은한 솔향기와 함께 마음공부를 해봄 직하다.

◆점곡 사촌마을 가로숲과 만취당

고운사에서 남쪽으로 10분 정도 승용차를 타고 움직이면 600년 사촌가로숲과 만취당이 나온다. 조선 말 와가로 숲을 이루었던 점곡면 사촌마을과 비보림으로 조성한 가로숲(천연기념물 제405호)은 1390년 입향조인 감목공 김자첨이 마을 서쪽이 허하면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풍수지리설에 따라 조성했다고 전해오고 있다.

가로숲은 길이 1천40m, 가로 40m의 상수리나무, 팽나무 등 수십 종의 수종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가로숲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만취당이다. 영주 부석사와 함께 가장 오래된 목조 사가 건축물로 조선시대 건축물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퇴계의 제자 김사원 선생이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1582년에 건립한 건물로 2014년 국가 보물 1825호로 지정됐다.

◆낙동강 나루터와 낙단보

이 외에도 의성에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이 있다.

옥산면 황학산 기슭에 위치한 금봉자연휴양림은 금봉 저수지를 감싸고 있어 주변경관이 뛰어나고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여름철 가족 단위 휴식, 힐링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또 비안면에는 경상북도 민물고기산업화센터가 민물고기 자원 연구와 다양한 토종 고기를 기르고 전시하고 있어 가족이 함께하는 학습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조선 시대 교통의 요지였던 낙동강 낙정나루 관수루 아래는 4대강 보의 하나인 낙단보가 웅장한 모습으로 낙동강과 함께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낙단보 공사 중 발견된 고려시대 마애불은 문화재로 지정돼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하면서, 최근에는 많은 참배객이 찾아오는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낙단보 주변에 매운탕 집과 집단숙박시설이 있어 가족 또는 연인들이 함께 여행하기 좋은 장소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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