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한민국은 지방 버렸고 대구경북은 리더 없었다"

신공항 추진위 긴급회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불복하고, 정부 용역에 대한 진상을 밝혀야 합니다."

23일 오후 2시 대구 동구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사무실. 긴급 운영위원회 회의에 모인 위원들은 큰 소리로 정부를 비판했다. "수도권이 다 가져간다. 신공항은 끝나지 않았다. 지역 정치권은 반성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여야 한다" 등 격앙된 말들이 쏟아졌다.

이날 회의는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발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7년간의 추진위 활동을 정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25일(토) 오후 5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집회의 성격과 방향이 결정됐다.

강주열 추진위 위원장은 이번 집회에서 위원장직 사퇴를 공식화하고, 신공항이 백지화된 것에 책임을 지는 뜻에서 삭발하기로 했다.

강 위원장은 "지난 7년 동안 신공항 건설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지만 정부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무산됐다"며 "이에 책임을 지고자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치권과 경제계, 학계, 시민사회 등 모든 분야가 참여하는 '범시도민 위원회'를 구성해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정부의 백지화 결정은 물론 대구시와 경상북도, 지역 정치권의 관심과 전략 부재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위원은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지방을 버렸다. 이건 지방 말살이다"며 "대구경북에는 허남식이나 서병수 부산시장처럼 모든 것을 걸고 뛰어든 리더가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과 비교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탄도 나왔다. 부산은 관변단체는 물론 상공인들까지 나서서 지역의 기업들을 동원해 유치활동을 벌였지만 대구에선 지역 단체와 상공인들이 제대로 활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위원은 "대구 상공인들 배가 덜 고파서 정신을 못 차렸다. 상공인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부산은 머리를 깎을 정도로 나서는데 대구에선 앞에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고 성토했다.

추진위는 25일 집회를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진상 규명 및 규탄 대회'로 규정하고, 시민들의 뜻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한 뒤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수산 추진위 사무총장은 "납득할 수 없는 정부 용역 결과에 대한 진상을 밝혀야 하고, 나아가 박 대통령 퇴진 운동까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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