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전모(27) 씨는 매일 오전 10시가 되면 학교 도서관에 자리 잡는다. 토익과 토익스피킹 등 영어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다 보면 오후 4시를 훌쩍 넘긴다. 저녁엔 컴퓨터 관련 자격증 공부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식사는 간단히 때우는 경우가 많다. 전 씨는 "일주일에 사흘 정도는 주중 취업 스터디를 해야 해 자격증 공부를 할 시간이 부족, 자정쯤 돼야 집에 가기 일쑤"라며 "방학이란 느낌이 전혀 없다"고 푸념했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가는 방학이 무색하다. 각종 자격증 공부에다 대외활동 등 '스펙'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 데다 최근에는 토익시험 유형이 바뀌는 바람에 대학생들의 시름도 짙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취업 포털 사이트가 대학생 625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3.6%)이 취업 스펙을 높이기 위해 학원에 다닐 것이라 응답했다. 지난해 같은 사이트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방학 계획 1순위를 '취업 준비'(55.9%)로 꼽았다.
특히 영어 자격증 점수는 대학생들이 방학 때 해결할 필수 과제로 여겨진다. 앞선 설문에서 학원에 다니겠다고 응답한 대학생 중 60.3%가 '영어 학원'을 다니겠다고 답했다. 더욱이 대학생들은 지난 5월 말 새롭게 유형이 바뀐 토익시험에 적응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모(25) 씨는 "토익에만 매달릴 수 없는 상황인데 새로운 유형 문제를 풀어보니 기존 점수보다 30~50점 낮게 나와 답답하다"고 말했다.
대외활동을 하며 취업 스펙을 쌓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대구에서 열린 한 축제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기범(25'경북대 지리학과) 씨는 "홍보 업무를 직접 기획해 볼 수 있어 앞으로 취업할 때 큰 도움이 될 듯하다"면서도 "조만간 홍보대사 업무가 끝나면 8월 말에 있을 자격증 시험공부를 해야 해 방학 내내 눈코 뜰 새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학을 잊은 대학생들로 인해 대학 도서관은 학기나 다름없이 붐빈다. 이달 17일 찾은 대구의 한 대학 중앙도서관에는 일요일 오후 시간대인데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김모(26) 씨는 "부족한 학점을 채우기 위해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있어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보면 밤 10시를 훌쩍 넘긴다"고 말했다. 김 씨는 주말에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인근 학원에서 오후 4시까지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김 씨는 "방학이라는 해방감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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