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처럼 커피에도 고급 커피가 있습니다. 대구에서 고급 커피의 풍부한 맛과 향을 음미하는 문화가 하루빨리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대구에서 조조스 커피클럽(Jojo's Coffee Club)을 창업한 이승문(38) 대표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카페 가맹점주를 거쳐 한국바리스타협회(BAOK) 대구지부 지부장까지 맡게 된 '후천적 커피 전문가'다.
2006년 그가 5년 차 경비업체 직원으로 근무하던 당시 대구에는 커피 소비 급증과 맞물려 다빈치커피, 슬립리스인시애틀 등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가 속속 등장했다. 말 그대로 당시 대구는 카페 창업의 메카였고, '카페 창업은 곧 대박'이라는 분위기가 생겼다.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과 대출금으로 프랜차이즈 카페 가맹점을 차렸습니다. 커피 공부도 할겸 커피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커피에 대한 인식과 제 인생을 바꿔놨습니다."
일반 원두보다 맛과 향이 더욱 풍부한 스페셜티 커피의 존재를 알았다.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평가기준에 따라 80점 이상을 받은 것을 스페셜티 커피라 부른다. 스페셜티 커피의 생두는 최적의 기후 조건에서 자라 산지 고유의 풍미를 지니며 질감과 향미가 뛰어난 것이 특징. 기존 원두커피는 저렴한 원두 맛을 감추고자 강하게 볶아 쓴맛을 강조했지만 스페셜티 커피는 원두를 천천히 우려내면서 신맛, 단맛, 쓴맛, 탄맛 등이 골고루 어우러지도록 만든다.
그는 카페가 아니라 커피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가맹점을 매각한 이 대표는 2011년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에서 로스팅 카페인 '조조스 커피클럽' 1호점을 세웠다.
당시만 해도 스페셜티에 대한 수요가 적어 매출은 낮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BAOK에 가입해 전국 및 지역 바리스타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했다. 얼마 안 돼 지역 바리스타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 조조스 커피클럽은 2014년 BAOK 대구지부로, 이 대표는 대구지부장으로 임명됐다.
이 대표는 "대구에서는 스페셜티 카페 1세대로 꼽히는 커피명가와 핸즈커피, 2세대인 커피맛을 조금 아는 남자, 앵커 커피, 테이블탑, 대왕커피 등의 존경할 만한 바리스타 오너들이 소비자에게 커피 마시는 재미를 알리고 있다"며 "이 가운데 우리 카페가 전국 유일의 BAOK 지부로 지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바리스타를 양성하고, 고급 커피도 더 널리 보급하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초보 및 전문 바리스타와 예비 창업주, 취미 수강생 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매년 6개가량 열고 있다.
그는 조조스 커피클럽을 4호점까지 개설한 데 이어 이달 중 '로스팅 로보'라는 스페셜티 카페 프랜차이즈를 새로 론칭할 예정이다. 고품질 커피 판매에만 집중했던 조조스 커피클럽과 달리 브랜딩과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직영점처럼 점포를 관리해 커피의 품질과 상품성도 높일 계획이다.
"최근 바리스타들보다도 커피에 대해 더욱 해박한 손님들이 급증해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대중에게 인정받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가꿔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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