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세종(34) 씨는 최근 담배를 끊기로 했다. '아직도 담배를 피우느냐'는 주변의 구박은 애써 흘려 들어왔지만, 스스로 건강을 걱정하면서까지 담배를 피우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 가족들이 모이는 추석을 앞두고 결단을 내렸다.
얼마 전 어린 조카의 한 마디는 결정타였다. "삼촌, 입 냄새나." 이렇게 건강을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와 보건당국의 금연 규제가 강화하면서 흡연자들의 설 자리는 계속 좁아질 전망이다.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13년 150㎡ 이상 음식점에 적용되던 금연구역은 지난해부터 모든 음식점으로 확대됐다. PC방 금연이 시행된 지도 벌써 2년이 지났고, 음식점 등의 '흡연석'도 앉을 자리도 없는 '흡연실'만 남겨놓고 폐지됐다.
담배 연기로 가득하던 술집도 금연 이후 깨끗한 공기로 탈바꿈했다. 흡연실이 없는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건물 밖까지 나가 담배를 피우고 돌아오는 장면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됐다.
복지부는 2016년에도 금연정책 추진전략으로 '금연구역 확대'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 결과 9월부터는 아파트의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 공동시설도 주민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올 연말부터는 담뱃갑에 경고 그림도 들어갈 예정이다. 금연 광고도 갈수록 '독해지는' 모양새다. 담배의 피해로 건강을 잃은 사람들이 직접 자신의 아픔을 설명하는 '증언형 금연 광고'도 올 연말 시작될 예정이다.
이런 정책의 효과로 성인 흡연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성인 남성 흡연율은 지난해 39.3%를 기록,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다. 전년도보다 3.8%p 떨어졌다. 성인 남성 흡연율이 66.3%에 달했던 1998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지난해 담뱃값 인상을 포함한 각종 금연정책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에 등을 떠밀려서건, 자발적이건 금연은 무조건 합리적인 선택이다.
국제암연구소의 연구 결과 폐암, 위암, 식도암, 구강암 등 모든 암 사망 원인의 30%는 흡연이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암 사망자의 30%는 흡연이 사망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다.
미국의 암 예방연구소는 이 비율이 남성의 경우 52%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암 발생 중 흡연에 기인하는 비율은 29.8%로 분석됐다.
흡연은 특히 폐암과 직결돼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80배까지 증가한다.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이른 나이에 흡연을 시작할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복지부는 내년 하루 한 갑씩 30갑 이상 피운 '골초'들을 대상으로 한 폐암 무료검진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들이 폐암의 '고위험군'이기 때문이다.
암 가운데서도 폐암은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4년 기준 1만7천177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 가운데 1위(22.8%)고 5년 생존율은 주요 암 가운데 2번째로 낮다. 금연을 하지 않으면 위험해지는 이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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