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하는 건강 스포츠 강좌…100세 시대 건강·활력 자신있어요

론볼·태권도·게이트볼·당구·검도…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실버태권도반 회원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실버태권도반 회원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범물실버복지센터 당구반 회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범물실버복지센터 당구반 회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고도의 집중력 요구하는 론볼: 뇌졸중 쓰러져도 걷게 돼

#아픈 몸 풀 수 있는 실버태권도: 체조와 접목해 쉽게 배워

#치매 예방에 좋은 당구: 과학적이며 동적인 운동

#뇌질환에 도움 게이트볼: 팀원끼리 작전 짜며 대화

#척추 바로 세우는 검도: 허리 펴는 자세부터 배워

우리나라는 2018년이면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고령화사회의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질병이다. 평균적으로 우리 인생의 마지막 10년은 병상에서 지낸다는 통계가 있다.

건강하게 장수를 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보다 노화 속도가 더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실제 숫자에 불과한 신체나이와 건강나이로 알려진 생체나이가 따로 있다. 물리적으로 같은 나이라고 할지라도 생체나이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꾸준히 해온 노인들의 생체나이가 상대적으로 더 젊다.

노인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운동도 재미가 있어야 오래간다. 전문가들은 혼자 하는 운동보다 여러 사람과 함께 단체로 하는 운동이 더 좋다고 한다. 대구시 내 노인복지관에는 노인들이 재미있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다양한 노인 건강스포츠 강좌가 마련돼 있다. 올가을, 재미있는 운동과 함께 건강하게 보내는 것은 어떨까.

◆론볼을 아시나요? 론볼수성클럽

요즘 노인들 사이에서 론볼이라는 스포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구슬치기'처럼 타원형의 볼을 잔디에서 굴려 승부를 가리는 운동으로, 쉽게 배울 수 있는 데다 건강에 좋다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

경기는 표적이 되는 공인 '잭'(흰색 또는 노란색)을 먼저 굴려놓고 공을 근접시켜 겨루는 방식이다. 승부는 어느 팀이 많은 수의 공을 표적구에 근접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공은 완전한 구형이 아닌 타원형이어서 휜 경로로 굴러간다. 잔디밭과 인조 잔디구장 등 야외에서 즐길 수 있고 경기 중 서로 대화하며 우의를 다질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겉으로 단순해 보이지만 상대 전략에 따라 냉철한 판단력과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지적인 운동이다.

그래서 최근 대구에는 론볼클럽이 많이 생기고 있다. 그중 론볼수성클럽은 '대구를 론볼의 도시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11년 설립된 가장 오래된 론볼 생활체육클럽이다. 이 클럽의 창립을 주도한 서인창(56) 회장은 2006년 6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4년여간 병원 생활을 하다 론볼을 접한 뒤 건강을 되찾고 이 클럽을 만들었다.

서 회장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보조기 없이는 걸을 수조차 없었는데, 론볼에 흠뻑 빠진 뒤 기적이 생겼다. 보조기 없이도 발이 뒤집히지 않은 채 집 거실에서 안방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고 했다. 론볼을 통해 재활치료의 효과를 몸소 체험한 서 회장은 그가 다니던 대구장애인종합복지관 회원들과 본격적으로 론볼 배우기에 나섰고, 클럽 창립까지 이어졌다. 현재 이 클럽에는 191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으며, 60대 이상 노인은 89명이다.

서 회장은 "론볼을 통해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찾고 있다"면서 "조만간 대구스타디움 인근에 론볼 전용구장이 생기는 등 대구에 론볼 붐이 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생활체육 론볼의 홍보 및 저변 확대를 위해 신규 회원에 대한 가입비, 연회비가 없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 카페 '론볼수성클럽'에서 조회 가능하며, 이메일(icseo@hanmail.net)로도 상담이 가능하다. 문의 010-2435-1670.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실버태권도반

올해 5월 처음으로 설립한 노인 건강스포츠반이다. 정원은 60명인데, 현재 58명의 어르신들이 태권도를 통해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회장 배창수(70) 씨는 "태권도는 다른 운동으로 할 수 없는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는 노인들의 요청이 많아 만들었고, 계명대 교수가 직접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버태권도는 노인들의 몸 상태에 적합하도록 체조와 태권도를 접목해 인기가 많다. 아픈 부위를 풀 수 있도록 격한 몸동작 대신 스트레칭을 많이 넣었고, 재미있게 태권도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현재는 매주 수요일만 모였는데, 내년부터는 1주일에 두 번으로 늘릴 예정. 매년 3학기제로, 1월·5월·8월에 수강생을 모집한다. 한 학기(4개월) 회비는 1만원이며, 장애인'유공자는 50% 할인된다. 도복(2만5천원)은 수업시간에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문의 053)644-8310.

◆범물실버복지센터 당구반

범물실버복지센터에는 당구반이 인기다. 정원이 60명인 정규반 1·2반에, 초보용 강습반(정원 30명)까지 총 3개 반이 있다. 공용 큐대와 3개의 당구대가 설치된 당구반에는 어르신들이 줄을 선다. 매주 월'수요일은 당구 1반이, 화·목요일은 당구 2반 회원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율적으로 당구를 즐긴다.

젊은 시절 당구를 즐겨 쳤던 어르신들인지라 실력은 수준급이다. 매주 금요일 강습반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문용(65) 씨는 원래는 당구 1·2반에서 당구를 즐기다가 초보자들에게 당구를 가르치겠다면서 강습반에 뛰어들었다. 김 씨의 당구 수지는 500이다. 웬만한 프로 선수들 못지않다. 그는 당구가 노인들에게 적합한 운동이라고 자랑한다. "당구는 축소된 과학이다. 그래서 치매 예방에 좋다. 또 당구는 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동적인 부분도 많아 운동이 된다."

강습반에서 4개월가량 연마한 뒤 실력을 인정받으면 1·2반으로 월반할 수 있는 시스템. 또 매년 10월이면 복지관 내에서 당구대회를 열어 그동안의 실력을 겨루기도 한다. 당구반은 매년 2·6·10월에 신규 회원 신청을 받는다. 당구 1'2반은 학기당(4개월) 2만원이며, 강습반(4개월)은 4만원의 회비를 내면 된다. 문의 053)767-1288.

◆대구노인종합복지관 게이트볼반

게이트볼은 이미 노인들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 게이트볼반도 1996년 6월에 태어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노인 건강운동 프로그램이다.

이곳에서 만난 김영석(78) 씨는 게이트볼반에서 초보자를 대상으로 7년째 게이트볼을 가르치는 강사다. 원래는 게이트볼반 회원이었는데, 강사로 신분을 바꾼 이유는 제대로 운동을 즐겨야 한다는 김 씨의 신념 때문. 그는 "다른 모든 스포츠도 그렇지만, 제대로 된 올바른 기본자세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기본자세가 바르게 돼야 몸도 다치지 않고, 즐겁게 운동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게이트볼은 평소 지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기능 회복을 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김 씨는 강조한다. 그래서 게이트볼을 즐기는 회원 중에는 뇌졸중 등을 앓았던 환자들이 많다고 했다. "5~10명으로 구성된 팀 대항으로 운동이 이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통을 통해 언어장애를 극복할 수 있고, 경기에서 이기려면 작전을 짜야 하는 등 두뇌 회전도 할 수 있어 뇌질환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매년 1월과 7월에 신규 회원 신청을 받는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복지관 게이트볼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강습은 매주 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이뤄진다. 개인 스틱만 갖추면 돈 들 일이 없다. 문의 053)766-6011.

◆대덕노인종합복지관 검도반

대구 남구 대덕노인종합복지관에는 다른 복지관에는 없는 어르신 건강스포츠반이 있다. 올해 4월 처음 설립된 검도반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검도회의 지원으로 시작한 검도반에는 20명의 어르신 검객들이 있다.

평생 처음 목검을 잡았을 테지만,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지난 7월에는 대한검도회 주최 '전국 어르신 검도대회'에 출전해 장려상을 받았다. 검도 입문 3개월 만에 거둔 기적 같은 성과다. 어르신들에게 검도를 지도하고 있는 조요왕(50'누리검도관장) 씨는 "몇몇 어르신들은 검도에 푹 빠져 복지관에서의 강습이 끝난 뒤 검도관으로 다시 찾아와 특별지도를 자청할 정도로 적극적"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주 1회 2시간 프로그램을 주 2회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인에게 검도는 어떤 스포츠일까. 조 씨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격한 운동인 검도가 어르신들에게 무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기우였다"면서 "오히려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자세를 훈련하다 보니 척추가 바로잡히는 등 어르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머리, 손목, 허리에 순간순간 순발력이 필요해 운동이 된다는 것이 검도의 매력. 복지관에 직접 와서 신청하면 언제든지 무료로 검도를 배울 수 있다. 문의 053)621-9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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