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성현·이혜진 기자의 몸 다이어리] 3개월 프로젝트 결과

건강관리의 성공 여부는 '표준'에 수렴되느냐에 달렸다. 체중을 줄이든, 늘리든, 모두 표준 범위에 들어가기 위해 힘겹게 욕망과 싸운다. 이런 싸움은 사실 몸이 추구하는 '효율'과는 거리가 멀다. 몸이 원하는 '효율'은 건강이나 멋진 몸매와는 상관이 없다. 단지 원시시대부터 유지해온 생존 본능에 가깝다. 몸은 열량을 많이 소모하는 근육을 줄이고, 남는 에너지를 최대한 비축하려 애를 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아 상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21세기 한국에는 맞지 않는 '효율'인 셈이다.

지난 3개월 동안 장성현·이혜진 기자는 욕망과 다투며 '표준 범위'를 향해 힘겹게 한 걸음씩 내디뎠다. 하루종일 배고픔 또는 포만감과 싸우고, 눕고 싶은 욕구를 이기며 몸을 바지런히 놀렸다. 과연 두 사람은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까.

◆배가 볼록해 고민 많았던 장성현 기자

#몸무게 7.1㎏ 빼 똥배 이젠 안녕!

#철저한 운동과 식단 관리로 몸 만들어

#체지방 8.3㎏ 줄고 근육량 0.7㎏ 늘어

#약 필요했던 혈압도 정상적으로 돌아와

▶빠졌다, 그 남자의 몸

성공은 늘 '인내심'의 편에 서 있다. 거칠고 험한 길이지만 그 길의 끝은 달콤하다. 지난 석 달 동안 짜증 나는 허기와 근육통, 귀찮음과 싸운 결과는 꽤 만족스럽다. 몸의 변화는 타인의 놀란 시선으로 쉽게 확인된다. 아무리 힘을 줘도 불룩했던 배가 사라졌고, 바지는 모두 새로 사야 할 상황이다.

체중은 석 달간 72.6㎏에서 65.5㎏으로 7.1㎏ 줄었다. 근육량은 0.7㎏ 늘었고, 체지방은 8.3㎏ 감소했다. 체지방을 줄이면서 근육량은 늘리는 '그 어려운 걸 해낸' 셈이다. 복부지방률(허리둘레-엉덩이둘레)이 0.92에서 0.85로 줄면서 바지 치수가 32인치에서 29인치로 작아졌다. 체질량지수(BMI)도 비만에서 표준 범위 내로 덩달아 낮아졌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혈압이다. 161/113㎜Hg로 고혈압약을 당장 먹어야 할 처지에서 134/87㎜Hg로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술자리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중성지방 수치가 166㎎/dl에서 92㎎/dl로 감소했고, 알코올성 간염 지표인 r-GTP도 42U/L에서 16U/L로 내려왔다.

체중 감량에 성공한 가장 큰 힘은 철저한 식단 관리였다. 흰쌀이나 밀가루 음식은 최대한 피했고, 하루 두 끼는 고구마와 잡곡밥 위주로 탄수화물을 섭취했다. 배가 너무 고프면 아몬드나 호두 등 견과류로 허기를 달랬다. 솔직히 이런 식이 조절, 정말 괴롭다. '하루 종일 배고프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 1주일에 5, 6일씩 빠짐없이 헬스장을 찾은 효과는 근육량으로 나타났다.

체험 기간은 끝났지만 당분간은 다이어트 식단을 유지할 계획이다. '요요현상'을 겪지 않기 위해서다. 조 킴 트레이너는 앞으로 3~4㎏가량 더 감량한 뒤, 운동과 식이 조절을 지속하면서 먹는 양을 서서히 늘리는 방식을 제안했다. 잡곡밥을 4분의 3공기에서 한 공기로 조절하고, 생선을 반 토막에서 한 토막으로, 닭 가슴살도 100~120g에서 150~170g으로 늘리는 식이다.

운동은 1주일에 5일 이상 지속하되, 서킷 트레이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기로 했다. 특히 운동기구와 덤벨 등을 이용해 근지구력과 평형감 등을 키우면서 근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소한 2년가량은 현재 몸무게를 유지해야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다.

◆너무 말라서 몸짱 꿈꿨던 이혜진 기자

#체지방 6.5%p 늘려 멸치 몸매 탈출!

#식사량 늘면서 체지방 표준 범위 진입

#체중 4㎏ 늘려 목표로 했던 46㎏ 달성

#운동량 부족해 근육 못 만들어 아쉬워

▶불었다, 그 여자의 몸

고백한다. 표준 범위를 향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아직 미달이다. 체중은 46.1㎏으로 3개월 전(42.1㎏)보다 4㎏이 늘었지만 아직 표준 범위(46.8~63.4㎏)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46㎏만 나가도 소원이 없겠다"던 개인적인 목표는 달성했다. 한 발자국만 더 가면 표준 범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0.7㎏을 불리는 데는 한 달이면 충분하리라.

놀랄 만한 변화는 따로 있다. 식사량이 예전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한 끼 식사량은 또래 남성들과 맞먹고, 삼시세끼도 모자라 간식을 꼭 챙겨 먹는다. 석 달 전, 체험 취재라는 의무감으로 먹던 내가 음식 앞에 앉으면 누구보다 의욕적인 사람이 됐다.

근육량은 18.3㎏으로 시작해 지난 14일 19.3㎏으로 정점을 찍은 뒤 2주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막바지에 잠시 방심한 결과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래도 체지방률과 체지방량은 표준 범위 내로 들어왔다. 근육량을 기대만큼 늘리지 못한 건 아쉽지만, 어찌 됐든 살이 쪘으니 '절반의 성공'이다.

완벽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결국 노력 부족이었다. 식단은 그런대로 지켰지만 운동량이 미치지 못했다. 1주일에 나흘 이상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권준수 트레이너의 조언대로 하지 못했다. 헬스장에 나가지 못한 날에는 '양심에 찔려' 집에서 30~40분가량 맨몸 운동을 했지만 필요한 만큼은 아니었다. 운동을 더 자주 나가지 못한 건 체력의 한계 탓이 컸다.

그래도 3개월간 '저질 체력'을 상대로 치른 고군분투는 몸에 결과를 남겼다. 거울 속의 나는 더 이상 '말라깽이'가 아니다. 살이 좀 붙은 말라깽이다. 사진상으로 크게 달라 보이지 않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은 분명히 달라졌다.

이대로 프로젝트를 끝내진 않을 계획이다. 당분간은 집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복습할 생각이다.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등 맨몸 운동 위주로 배웠기 때문에 간단한 도구만 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운동을 할 수 있다. 앞으로 너무 피곤하지만 않다면 1주일에 한두 차례씩 50분 이상 운동할 생각이다. 예전부터 집에서 요가를 하던 습관이 몸에 밴 덕분에 혼자서 꾸준히 운동하기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 본다. 비쩍 마른 멸치가 살이 통통하게 오른 고등어가 될 때까지 운동은 계속 된다. 쭉.

장소 협조 두다 피트니스

운동 및 식단 도움 조 킴 트레이너, 권준수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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