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크기 2㎝ 이하 1기엔 부분 절제 가능
2, 3기엔 종양 크기 따라 치료 순서 결정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들을 가장 괴롭히는 암 중 하나다. 지난 2012년 세계에서 발생한 유방암 환자는 170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여성 암 중에서도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환자가 많다. 환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여성 인구 10만 명당 26.3명이던 유방암 환자 수는 2013년에 79.8명으로 13년 만에 3배나 늘었다. 유방암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비만 인구 확대와 늦은 결혼, 고령 임신,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방 검진이 활발해지면서 유방암 조기 발견이 잦아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완치 가능성이 높은 0, 1기 환자 비율은 2000년 32.6%에서 지난 2014년에는 55.7%로 높아졌다. 유방암은 일찍 발견한다면 완쾌될 가능성이 높다. 2기 이내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1.8%를 넘는다.
◆조기 발견 일반화되면서 '무증상' 많아
유방암은 X-선을 이용한 '유방촬영'으로 선별한 뒤 세포 검사나 조직 검사로 진단한다. 국가암검진에도 포함된 '유방촬영'은 5~10분 정도면 검사할 수 있고, 40세부터는 1, 2년에 한 번씩은 촬영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통증이 없는 유방 초음파도 함께 이용된다.
20대부터 미리 유방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바람직하진 않다. 30세 미만의 젊은 여성은 유선(乳腺) 조직은 발달했지만, 지방조직이 적은 '치밀유방'이 많기 때문이다. 치밀유방은 X-선 사진상에 하얗게 나오는 부위가 많아 검진 효과가 떨어진다. 유방 MRI는 유방암 진단을 위해 꼭 필요한 검사는 아니지만 숨어 있는 병변이나 유방 전체 크기, 유방암의 비율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영상 검사로 일정 크기 이상의 결절이 확인되면 세포 검사나 조직 검사로 확진한다. 세포 검사는 주사기로 세포를 흡인해 검사하는데, 암세포를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조직학적 특성을 판단하긴 어렵다. 따라서 세포 검사로 유방암이 진단됐더라도 조직 검사를 해서 확진하는 게 낫다. 조직 검사는 유방 조직의 일부를 생검용 바늘로 떼어내 검사한다.
자가 검진도 자주 활용되는 방법이다. 유방의 종괴가 1㎝ 넘으면 손으로 만져진다. 실제로 7, 8년 전만 해도 '만져지는 멍울'을 가장 흔한 유방암의 임상증상으로 여겼다. 그러나 조기 발견이 일반화되면서 전혀 만져지지 않는 '무증상'도 임상 증상에 포함되는 추세다. 흔히 유방에 통증을 느끼면 유방암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방 통증은 생리적인 변화에 따른 통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 10명 중 6명은 유방 보존 가능
유방암은 암 자체의 크기와 특성, 림프절의 침범 정도, 유방 외 다른 부위로의 전이 여부에 따라 0~4기로 구분된다. 유방암 0기는 진행되지 않은 상피내암 단계로 항암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고, 방사선 치료나 호르몬 치료로 회복될 수 있다.
유방암의 크기가 2㎝ 이하인 유방암 1기는 유방을 부분적으로 절제하는 유방보존술이 가능하다. 초기 유방암이기 때문에 항암 치료는 필요 없지만 환자의 나이가 젊거나 재발이나 전이 가능성이 높으면 항암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유방보존술을 받은 이후에는 남은 유방 조직에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방암 2, 3기는 종양의 크기와 전이된 림프절 개수에 따라 수술이나 항암치료의 순서를 결정한다. 종양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유방암 4기라면 수술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선 항암치료를 포함한 전신치료를 진행하고 치료 효과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유방암이 발견됐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최근 들어 미용적 측면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술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덕분이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환자 10명 중 7명은 전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병변만 제거하는 부분절제술의 비율이 65%까지 높아졌다. 전절제술을 하더라도 유방 재건을 고려해 피부와 유두, 유륜을 보존하는 경우도 많다.
◆가족력 의심되면 유전자 검사 필요
일반적으로 유방암은 유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중 5%에 불과하다. 다만 40세 이전에 유방암이 발생했거나 양쪽 유방 모두 암이 생긴 경우, 본인이 유방암이면서 직계 가족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 환자가 있는 경우, 본인이 유방암과 난소암을 모두 진단받은 경우에는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은 12세 이전에 초경을 하거나 55세 이후 폐경하는 경우, 30세 이후 첫아이를 출산하는 경우에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첫아이 출산 이전인 20세 이하부터 경구피임약이나 호르몬 대체요법 약물을 복용해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유방암에 좋은 음식이나 나쁜 음식이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방암 환자는 여성 호르몬이 풍부한 석류나 여성 호르몬 제제가 포함된 건강기능식품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지연 칠곡경북대병원 유방암센터 교수는 "체내에 여성 호르몬이 높게 유지되는 경우 유방암의 발생률이나 재발률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여성 호르몬 복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미리 유방 검진을 받아 위험인자를 판단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이지연 칠곡경북대병원 유방암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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