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장 자크 루소

어머니는 일찍 여의고 아버지에겐 버림받고 남의 집에 의탁하다 주인에게 맞는 게 겁이 나 마을을 떠나 방랑생활을 한 13세 소년. 이 불운한 어린아이가 바로 18세기 프랑스 아동교육에 큰 영향을 미친 '에밀'의 저자 장 자크 루소이다. 자신 같은 어려운 아이들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 낸 '에밀'. 당시 그 책은 종교에 의해 금지처분을 받게 되지만 결국 '에밀'은 상류층 부인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유모의 품에서 자라던 아이들은 어머니의 품에서 어머니의 젖을 먹으며 자라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가 작곡한 '마을의 점쟁이'는 훗날 미국의 찬송가이자 중국, 일본, 한국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유명 동요가 된다. 그의 불운한 삶과는 달리 그는 아이들을 위한 삶을 현재까지 이어오는 것이다.

그의 노래는 한국에서 '주먹 쥐고 손을 펴서'라는 동요로 불렸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동작을 따라 하며 해맑게 불렀던 노래. 하지만, 2017년 루소의 바람과 달리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루소의 곡, '주먹 쥐고 손을 펴서'라는 동요가 다르게 불리고 있는 것이다. SNS에 떠돌며 많은 학생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노랫말은 바로 이러하다.

'자살 자살 자살 자살 안락사 한강 자살합니다. 고통의 연속 쓰레기 같은 나 해결책은 자살뿐 자살 자살 영원한 안식 우리 모두 자살합시다.'

이 얼마나 끔찍한 가사인가. 또 다른 버전도 있다.

'자퇴 자퇴 자퇴 자퇴 성적은 에프 자퇴합시다. 고통의 연속 쓰레기 같은 나 해결책은 자퇴뿐 자퇴 자퇴 영원한 휴식 우리 모두 자퇴합시다.'

상상도 못 한 동요의 변질이다.

동심 가득한 노래에 붙여진 가사는 자살과 자퇴이다. 이 노래는 대부분 청소년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피아노, 기타 연주로 아름답게 부르며 여러 사이트에 올려진 이 노래의 제목은 놀랍게도 '해결책의 노래'이다.

그들은 자살과 자퇴로 현재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동심의 노래 동요에 입혀 서로 공유하며 공감을 얻고 있다. 어떤 누리꾼은 '이 노래를 듣자 마음의 안식이 왔다. 지금 나를 제대로 이해해주고 있다'라고 올렸다. 청소년 폭력과 학업의 스트레스, 루소가 원했던 아이의 올바른 성장과 다르게 그의 노래는 아이들의 고통을 담아내는 잔인한 노래가 되었다. 도대체 그들을 자퇴와 자살로 내모는 것은 누구이며 무엇인 걸까? 항상 꿈을 가지라고 외치며 미래의 주인이라 말하지만, 꿈은 여전히 찾을 수 없고 미래의 주인은 죽어가고 있다. 결국, 아이들 스스로 찾은 해결책은 동심이 사라진 죽음과 자퇴라는 슬픈 노래가 되어 버린 것이다. 루소의 아름다운 멜로디. 오늘도 우리의 청소년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미래의 두려움에 소리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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