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합의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우리 선박 1척이 호르무즈 인근으로 이동했지만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MM 소속 컨테이너선 1척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항에서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제벨알리항 인근으로 이동했다. 이 선박은 1만6천TEU급으로, 지난달 중순 이후 약 580km 떨어진 주바일항에 머물다 이번에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제벨알리항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는 약 210km 거리로, 아직 해협을 통과하지는 못한 상태다.
이 선박 외에도 여러 선박이 해협 인근으로 위치를 옮기며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통행 허가가 내려지는 즉시 빠져나가기 위해 출발 지점을 최대한 앞당긴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 선박이 통행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이 묶인 한국 관련 선박은 총 26척이며, 선원 173명이 탑승 중이다. 이 가운데 국내 정유사와 관련된 유조선은 7척으로 집계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내일신문에 "선박들이 빠져나올 수 있는 시간은 2주일 뿐이다. 신속히 빠져나오는 게 기본"이라며 "결정은 선사가 하고 정부는 빠져나오겠다는 선박의 안전과 통항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최대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외국 선박의 통과 사례도 확인됐다. 8일에는 그리스 국적 벌크선 등 2척이 해협을 빠져나갔고, 9일에는 마셜제도 선적의 원유 운반선 1척이 오만만 방향으로 이동했다. 해당 선박은 이란 영토 인근 케슘섬과 라라크섬 사이 좁은 해로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은 선박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좁고 얕은 경로로 통항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경로를 통과한 선박은 약 5천t급 중소형 선박으로, 대부분 10만t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인 국내 관련 선박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협에 설치된 기뢰 지대를 피하면서 안전한 항로를 확보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 측이 새롭게 제시한 항로는 이란 연안에 가까워 오히려 안전 보장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 안에 '각종 대함 기뢰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라라크섬을 경유하는 호르무즈해협 안 대체 경로를 발표한 바 있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 노조위원장은 TV조선에 "이란 쪽으로 항로를 많이 붙이면 이란 영해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란이 이를 통행료 징수 근거로 삼으려는 게 아닌가 추측해본다"고 전했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은 9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특사 파견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내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재개될 필요가 있다"며 우리 국민 안전에 대한 협조도 요청했다.
외교부는 10일 주쿠웨이트 대사를 지낸 정병하 극지협력대표를 외교장관 특사로 임명해 곧 이란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파견을 통해 중동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우리 국민과 선박·선원의 안전, 우리를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항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특사는 이미 이란으로 이동 중이며,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이란 측과 접촉해 업무를 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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