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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호시뺑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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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장 저 전장, 난리판에

사나아 있는 저 이핀네는

호시뺑빼이로 살겠네

이핀네 죽어뿐 지 석삼월 만에

처녀장개 든 저 사나아는

호시뺑빼이로 살겠네

누부야 많은 저 머시마는

업어줄 누부야들 많아서

호시뺑빼이로 살겠네

(시집 『大邱』 《도서출판 오성문화》 2015년)

*호시뺑빼이: 아주 호사스러운 형편에 있는 경우에 호시뺑빼이란 말을 쓴다. 예를 들어보면 "사업 망해서 서울로 간 작은집 김 서방은 요새 우째 사능공?" "아이고 말도 마소, 서울서 새로 시작한 사업이 성공해서 호시뺑빼이로 산다느마"와 같은 식이다. '호사'(豪奢)를 경상도에서는 '호시'라고도 한다. 또한 바람개비가 뱅뱅 돈다 라고 했을 때 '뱅뱅'이라는 의성어(擬聲語)를 경상도 사투리로는 '뺑빼이'라고 한다. '호시뺑빼이'라는 말의 어원을 따져보면, 그리 멀지않은 옛날만 해도 집안에 부모님의 팔순 잔치 같은 행사가 있을 때 흥겨운 잔치가 끝날 무렵이면 흥을 더욱 돋우기 위하여 대개 맏아들이나 사위가 부모님을 등에 업고 좌중을 몇바퀴 뱅뱅(뺑빼이) 도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모습이야말로 행사의 백미(白眉)이자 클라이맥스로서 잔칫날의 흥취를 절정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호시뺑빼이라는 말의 어원을 짐작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경상도 사투리는 말로 표현할 때 의태(擬態)와 의성(擬聲)의 어투가 아주 투박하고 거칠다. 지역어는 당연히 그 지역민의 심성(心性)과 성정(性情)을 그대로 드러내게 마련인데 '호시뺑빼이' 같은 말의 예가 대표적인 예다.

*전장: 전쟁

*사나아: 사나이, 곧 남편을 말함

*이핀네: 여편네, 곧 아내를 속되게 이르는 말

*처녀장개: 처녀장가. 한 번 혼인한 남자가 상처하거나 이혼한 후 다시 혼인할 때 처녀에게 장가 드는 일

*누부야: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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