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실 수업이 바뀐다" 교육과정 100대 우수학교 특징은?

100대 교과 우수학교 대구서 10개교 선정…상위 15% 남대구초·경서중

남대구초등학교 사계절 교육과정 중
남대구초등학교 사계절 교육과정 중 '여름 교육과정 콘서트'에서 6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교실 캠핑'에 참여한 뒤 서로를 격려하며 안아주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경서중학교는 지난해
경서중학교는 지난해 '레드카펫! 옥포영화제'를 열고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다큐멘터리, 공익광고 등을 상영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즐거워야 잘 배워" 학생 주도 체험 거리 재미있게 차려놔

최근 교실 수업은 교사가 아닌 학생이 주체가 되어 수업을 이끌어나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교실수업의 변화는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이제 필수로 여겨진다. 학교 특색, 학생 성취도 및 성향에 따라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 교육과정을 새롭게 적용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이 됐다.

올해 교육부가 주관하는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에 대구에는 10개교가 선정됐다. 교육부는 교육과정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학교를 격려하고자 2003년부터 '교육과정 우수학교'를 매년 선발하고 있다. 올해 대구에서는 초등학교의 경우 남대구초'신서초'용전초'효목초 등 4개교, 중학교는 경서중'노변중'북동중 등 3개교, 고등학교는 강북고'경덕여고'대구전자공고 등 3개교가 선정됐다.

이들은 기본적인 국가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교 교육과정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특색 있게 운영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남대구초와 경서중은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중에서도 상위 15% 이내 우수교로 선정되는 성과를 이뤘다. 우수교로 선발된 남대구초와 경서중 학생들의 지난해 학교생활을 들여다봤다.

◆남대구초 '12년간 축적된 프로젝트 학습의 내공'

대구의 학교들은 일찍부터 협력학습으로 교실수업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 가운데 남대구초등학교는 지난 12년간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수업에 적용하면서 대구의 교실수업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대구초는 '삶 속에서 배우자'는 슬로건으로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했고, 프로젝트 학습을 개발해왔다. 최근에는 학기를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눈 사계절 교육과정, 학년별 프로젝트 수업, 책가방 없는 주간 등과 같은 교육과정을 시도해 타시도에서도 주목하는 학교로 떠오르고 있다.

사계절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행복역량을 증진하고자 탐구 중심의 프로젝트 학습, 놀이'체험 중심의 학습을 계절별로 운영하는 교육과정이다. 또 남대구초는 각 학년에 따라 여러 교과목을 통합해 프로젝트 학습 주제를 정한다. 예를 들어 3학년 봄학기에는 '우리 고장 중심지 해설사'(사회'국어'미술'음악'창체), 4학년 봄학기에는 '함께 만들어 가는 남대구시'(사회'국어'미술'음악'창체)라는 프로젝트 수업이 진행된다.

계절별 교육과정이 끝나면 일주일간 책가방이 필요 없는 주간인 '교육과정 콘서트'가 열린다. 이때는 학생, 교사, 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한 활동이 이루어지는데 다문화 교육, 음악의 밤, 과학 캠프, 교실 캠핑 등 다양한 체험교실이 진행된다.

안영자 남대구초 교장은 "교육이란 학생들이 배움을 즐기도록 돕는 것이며 이를 위한 핵심은 교사들의 수업'평가에 대한 전문성이다"며 "행사가 아닌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문화 조성을 통해 남대구 교육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대구초는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을 신장시키려는 노력도 함께한다.

교사들은 교내 교사 학습공동체를 구성해 배움을 실제 수업에 실천하고, 수업 나눔을 통해 전문성 개발에 힘쓰고 있다. 또 프로젝트학습, PBL 수업, EQ 토의'토론과 같은 학생 참여형 수업을 적용하고자 한다.

◆경서중 '교실수업개선과 인성교육을 동시에'

경서중학교는 최근 창의적인 자유학기제 운영과 학생들이 주도하는 교실수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경서중은 농촌지역에 있는 특성상 문화'예술 교육 환경과 체험 기회가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교육과정을 만들고자 했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꿈과 끼를 개발하고, 창의적 사고와 심미적 감성을 길러주려는 것이다.

경서중은 교실수업 개선과 동시에 인성교육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았다. 교사들은 이론 중심의 윤리교육이 아닌 일상 수업에서의 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인성을 갖추도록 이끌었다. 이 때문에 경서중에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 수업의 특징 중 하나는 학부모, 지역사회 등 이웃과 함께하는 수업이 많다는 점이다.

경서중 관계자는 "학생들이 수업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통, 배려, 협업, 공동체 생활 등의 인성을 함양하도록 했다"며 "이를 위해 교사들은 수업에서 '배움-실천-일상의 변화' 세 단계로 이어지는 수업을 만들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최근 학부모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은 수업은 지난해 10월 달성군청 대강당에서 열린 교내 영화제 '레드카펫! 옥포영화제'행사였다. 행사 당일에는 전교생이 영화 제작자와 주인공처럼 레드카펫을 밟으며 입장했고, 영화제와 시상식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수업의 하나로 진행된 이 행사에서는 인성'주제 중심 교과통합 수업 끝에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와 공익광고 등이 상영됐다.

1학년 학생들은 '경서 기억을 품다 2017!'이라는 주제로 다큐멘터리 3편을 제작했다. 이곳 학생들은 가족, 친척 대부분이 경서중을 졸업한 동창이라는 점에 착안해서다. 학생들은 졸업생 인터뷰 등을 통해 경서중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했고 학교 흔적과 전통을 후배들에게 계승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2학년 학생들은 '사춘기 우리들의 성장 영화!'라는 주제로 영화 9편을 만들었다. 기술, 가정, 국어, 음악, 도덕, 한문 교과목을 융합해 이루어진 프로젝트 수업은 사춘기 시절 일상에서 겪는 갈등을 극복하고 한층 더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 학생들은 홍보 영상물과 영화 포스터도 별도로 준비해 영화제에 참여했다.

3학년들은 '어제, 오늘, 내일, 나의 가족'이라는 공익광고를 만들어 영화제를 빛냈다. 이들은 사전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 간의 관계 개선을 위한 공익광고를 제작했다. 이들이 만든 공익광고는 옥포영화제 시사회에서 상영됐다.

곽상순 경서중 교장은 "학생들에게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 인성 등 미래 역량을 길러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교과 연계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에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에 선정된 곳에는 교육부 장관 표창을 비롯해 상금과 인증패가 주어진다. 또 교육부의 정책 간행물 등에 이들의 교육과정이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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