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라이프] 58년 개띠, 나는 이렇게 살았다-박덕규 시인'소설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웃음이 나게 하는 생명의 연대

"나는 58년 개띠다"라고 밝히면 다들 웃기부터 한다. 그 세월이 60년! 그러나 남들이 내 생년을 가지고 웃는다 해서 기분 나쁘거나 그런 것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58년 개띠'는 나 말고 많고도 많으니까. 아예 웃으라고 "나는 58년 개띠입니다!"라고 더 큰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은 왜 '58년 개띠'라고 하면 웃기부터 했을까. 그건, 8 자와 년 자와 개 자가 조합되면서 어딘지 경박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그러니까 신성한 생명의 탄생을 말하는데 뜻밖에 '58년 개'라는 '경박스러운 말'을 입에 올린 데서 오는 그 '언밸런스한 느낌' 때문이다. 그러나 '58년 개띠'가 경박성을 느끼게 해서 웃음을 유발시킨다는 것은 사실 좀 억울하다. 1950년대 중후반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토 곳곳에서 이산과 귀향으로 새롭게 자리 잡은 우리 국민들이 생의 의지를 맹렬히 불태우던 시기였다. 그 몸으로 자식을 낳아 미래의 희망을 걸었다. 그렇게 태어나고 또 태어난 이들이 우리 58년 개띠들이다! 그래서 진짜 개처럼 아등바등 고개 쳐들고 이것저것 아무거나 잘 먹고 아무 일이나 잘 해내고 살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삶은 정말 개를 닮았지 않는가. 개만큼 인간의 모든 것에 복종한 생명체가 또 있을까. 개는 매일의 일상에서도, 가난과 전쟁의 위기에서도 인간 곁에 머물다가 종래는 침 흘리는 인간을 위해 온몸으로 공양을 바치기까지 했다. 이런 개처럼 58년 개띠는 누가 뭐래도 온몸으로 인간의 삶을 유지해 왔다. 그 바지런한 모습을 생각해보면 어찌 웃음이 나지 않으랴.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에 대해 대통령실의 해명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역사적 사실을...
오는 30일부터 경북 내륙과 동해안에 시속 260㎞급 KTX-이음이 본격 운행되며, 중앙선과 동해선이 3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되어 지역 이동 편...
국민 MC 유재석이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자신의 인생관을 언급하며 꾸준한 노력을 강조한 가운데, 최근 방송인 박나래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