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평창동계올림픽, '돈벌이 올림픽'이란 비판은 듣지 말아야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성화 봉송 행사에 사용된 성화봉과 일부 물품 등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니 놀랍다.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성화봉을 봉송 주자들에게 50만원의 비싼 가격에 팔고 있고, 이를 구입한 일부 주자들은 인터넷에서 웃돈을 붙여 되팔고 있다니 가관이다. 전 세계에서 손님을 초대해 놓고 조직위나 일부 주자, 모두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니 부끄러운 장면이다.

조직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인천에서 성화 봉송 행사를 시작해 오는 2월 9일까지 101일 동안 전국 17개 시'도를 순회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봉송단은 남북한 7천500만 인구를 상징하는 주주자 7천500명, 지원주자 2천18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주주자에게만 성화봉 구매의 특권이 주어진다.

조직위는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올림픽 이후 성화봉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투자 가치가 있는 것처럼 선전해 왔다. 봉송 구간을 완주한 주자는 조직위가 설치한 판매 부스에서 현금이나 비자카드로 성화봉을 살 수 있다. 학생, 주부 등은 기념 삼아 소장하고 싶어도 비싼 가격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니 그리 유쾌한 풍경은 아니다. 조직위는 현금으로 성화봉을 구입한 주자들에게 영수증조차 발행해 주지도 않는다니 너무나 허술하게 영리사업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화봉은 한화그룹이 전액 제작'지원한 것이어서 주자들에게 되파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주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구입한다고 하니 조직위가 20억원의 수익을 위해 비판받고 욕먹으며 적지 않은 이미지 손상을 감수하는 상황이다.

조직위의 이런 모습이 일부 주자와 관계자 등의 빗나간 돈벌이 행위를 부채질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 등에는 몇십만원의 웃돈이 붙어 성화봉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주최 측에서 주자들에게 무료로 준 패딩 상하의와 가방, 모자 등도 수십만원에 팔리고 있다니 기가 찬다. '적자 올림픽'이 확실한 상황에서 아무리 돈벌이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올림픽과 한국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행해져야 한다. 성공 올림픽을 위해서는 '돈벌이 올림픽'이니 '홍보'기획력도 없는 올림픽'이니 하는 비판을 다시 듣지 않도록 조직위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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