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심각한 가뭄에 또 식수난 걱정, 대책은 왜 안 세우나

장기간의 가뭄으로 대구경북의 주요 댐과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 수준을 밑돌면서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당분간 강우량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아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그동안 기상 이변 영향으로 빚어질 물 부족 현상에 대한 반복된 경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다. 비록 늦었지만 앞으로 지속될 겨울 가뭄과 물 기근에 대비하는 일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발등의 불이 됐다.

현재 대구를 비롯해 경산'영천'청도 주민의 식수원인 청도 운문댐 경우 지난 1996년 댐 완공 이후 최악의 저수량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 88만 명의 식수원인 운문댐은 조만간 취수가 불가능한 최저 수위인 122m에 이를 모양이다. 예년 1천240㎜이던 강우량이 지난해에 고작 595㎜에 그친 때문이다. 경북 북부지역 식수원인 안동'임하댐의 저수율 역시 예년에 밑돌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겨울 가뭄의 지속 예보로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이러한 물 걱정이 상시적인 현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강우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상 기후가 변수가 아닌 이미 상수가 된 터여서 더욱 그렇다. 예측 가능했던 삼한사온의 한반도 겨울철 특징이 사라진 것처럼, 이미 오래전부터 감지되기 시작한 아열대화 기후와 국지성 폭우 등 여름 장마철 강우와 강우량도 변화무쌍하여 예측이 쉽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다. 그만큼 한반도 기후 환경이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기후 환경의 변화에 맞춰 물 문제를 풀 해법이 간단하지 않고 단기적이지도 않은 데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해결책 마련에 손을 놓을 수도 없다. 장기로는 대구경북의 지리적인 특징을 활용하는 일이다. 높낮이가 다른 산에 둘러싸여 발달한 크고 작은 숱한 강과 빼곡한 여러 저수시설을 잘 설계된 도수로로 제대로 엮어 보다 많은 물을 기술적으로 머물게 하는 방법이다. 또 중단기로는 땅 밑으로 새는 물(누수)을 줄이거나 대체 수원 개발, 영천시에서처럼 한때 개발해 사용하다 다른 용도로 바꾼 간이상수도의 재활용도 있다. 절수 운동 등 가능한 모든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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