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경남 밀양 세종병원의 불로 사망 37명과 중상자를 포함한 부상자 139명의 대규모 인명 피해를 냈다. 중상자 상당수는 위독해 사망자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특히 이번 화재는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대형 참사여서 충격과 함께 국민들의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이번 화재로 큰 피해를 낸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희생자 대다수는 나이가 많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여서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다. 사망자 상당수가 5층 병원 건물의 1층 응급실과 2층 병실에서 많은 피해를 낸 것도 그런 까닭으로 추정된다. 호흡 장애 등의 환자가 많았던 점이나 빠른 속도의 유독가스나 연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이 사망자 가운데 화상 희생자는 없다고 한 설명과도 통한다. 결국 상당수가 질식사로 희생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바닥 면적이 기준 미달로 스프링클러를 갖추지 않은 일도 화를 키운 것으로 지적됐다.
정부가 관련 부서 합동으로 수습에 나섰지만 할 일은 많다. 무엇보다 여러 유가족과 부상자들이 삭혀야 할 슬픔과 아픔을 온전히 보살펴 보듬는 일이다. 또한 화재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이다. 소방 안전에 대한 문제 역시 없었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 아울러 화재 발생에 따른 병원 측의 적절한 대응 여부도 살펴야 한다. 화재 사고 이후 병원 운영에 책임이 있거나 관계되는 종사자들과의 연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어서다. 제천 화재 후 소방 당국이 긴급 점검을 한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이처럼 당국이 꼭 짚어야 할 여러 일 못지않게 잇따른 대형 화재 참사를 막거나 희생을 최소화할 매뉴얼 마련도 절실하다. 이번처럼 병원시설 화재는 곧바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 일쑤이다. 다행히 이번에 인근 세종요양병원 입원 환자 94명은 무사했지만 지난 2014년 21명이 숨진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 사례, 10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포항 요양원 화재처럼 이런 시설은 늘 많은 희생자를 내곤 했다. 특히 이번에 문제로 드러난 것처럼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소방시설의 철저한 사전 점검과 함께 훈련을 통한 대비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 화재의 경계는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뿐이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