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에서 생산되는 섬유와 기계부품에 최대 45%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며 또다시 통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섬유와 기계부품이 주력인 대구지역도 관련 업체가 많은 만큼 업계에서도 큰 타격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미 상무부는 31일 한국에서 수입하는 기계 부품인 원추 롤러 베어링에 덤핑 조사를 거쳐 최대 45%의 관세를 매기기로 예비판정했다. 원추 롤러 베어링은 자동차, 농기계 등에서 축이 회전할 때 마찰을 줄이고자 축을 받쳐주는 기계부품의 한 종류로 수출액은 지난 2016년 6천만달러 수준이었다. 업체별로는 베어링아트코퍼레이션에 45.53%, 셰플러코리아코퍼레이션에 21.23%, 나머지 한국 기업에 33.42%가 각각 부과됐다.
미 상무부는 전날인 30일 한국과 대만에서 수입되는 저융점 폴리에스테르단섬유(PSF)에도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저융점 PSF는 자동차용 흡음재, 침구나 가구용 쿠션재, 단열재 등으로 활용되는 섬유제품으로 지난 2016년 수출 규모는 7천600만달러에 달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도레이케미칼 코리아가 16.48%의 관세를 맞았고, 대만 기업에는 52%가 부과됐다.
미 상무부 윌버 로스 장관은 "이번 판정으로 미국 제조업체들이 외국 기업의 덤핑 수출에 따른 시장 왜곡 행위에서 벗어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서 미국 산업을 지키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한국산 섬유'기계부품에 대한 관세 폭탄 소식에 대구지역 제조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섬유업계는 지난해 생산과 수출이 전년 대비 각각 5.2%, 3.5% 감소한 상황에서 올해 더 큰 매출 감소를 보일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2012년 한미 FTA가 발효된 후에도 자동차'철강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관세 폭탄까지 맞는다면 한국 섬유업계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폭탄이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임규채 박사는 "기계와 섬유는 지역 주력 산업인 만큼 특히 대구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본다. 동남아'중국 등 다른 판로가 있어 당장 수출이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섬유업계는 지속적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관세 폭탄까지 맞으면 상당히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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