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온천의 고장 울진에서 겨울나기

雪山 보며 힐링욕, 바다 보며 식도락 "심신에 보약"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인 덕구온천은 마사지풀 등 각종 스파 시설을 갖춰 가족은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울진군 제공.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인 덕구온천은 마사지풀 등 각종 스파 시설을 갖춰 가족은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울진군 제공.
덕구원탕
덕구원탕
백암온천마을 전경
백암온천마을 전경
눈 쌓인 덕구온천에서 즐기는 야외 온천. 겨울 낭만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곳이 있을까. 울진군 제공
눈 쌓인 덕구온천에서 즐기는 야외 온천. 겨울 낭만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곳이 있을까. 울진군 제공

온몸이 뻐근하다. 강추위에 움츠러든 몸은 아무리 난로를 틀어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매일 저녁 꺼내 드는 무거운 이불은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따뜻한 동남아 해외여행이라도 갔으면 좋으련만 연초부터 긴 휴가는 언감생심. 이럴 때 '뜨뜻한 물에 몸을 녹이고 푹 쉬는' 국내 온천여행은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온천은 물론 겨울철에만 즐길 수 있는 먹거리가 넘쳐나는 울진은 이런 의미에서 오아시스처럼 느껴진다.

◆가족부터 연인까지 겨울 놀이터 덕구온천

여기저기 온천이란 이름을 단 목욕탕은 많다. 울진이 자랑하는 덕구온천과 백암온천은 동네마다 자랑하는 목욕탕식 온천과는 격이 다르다. 대규모 온천단지와 호텔 등 부대시설은 그 자체로 하나의 관광지구이다.

울진은 동해안을 따라 7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 보면 경북의 가장 끝자락에서 만날 수 있다. 특산품인 금강소나무숲과 짙푸른 동해 바다를 끼고 온천까지 즐길 수 있는 극강의 사치이다.

먼저 덕구온천은 600년 역사를 가진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이다. 별도의 구멍을 뚫지 않더라도 매일 약 300t, 43℃의 온천수가 샘솟는다. 행정안전부가 인정한 경북 1호 국민보양온천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등줄기인 태백산맥의 주능선인 응봉산 남쪽 자락에 있다. 원래 마을 사람들이나 알던 작은 노천탕이었는데 1980년대 종합온천장으로 개발되면서 1983년 10월 온천지구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중탄산나트륨이 다량 함유된 온천으로 신경통'당뇨병'소화불량'빈혈 등에 좋다. 특히 피부병과 근육 피로를 푸는 데 최고라고 알려져 있다.

온천이 그저 어른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덕구온천에는 보디마사지'아쿠아포켓'야외선탠장'자스민탕 등을 갖춘 스파시설도 있어 기본 온천욕은 물론이고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실내수영장처럼 꾸며진 온천물놀이장은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함께 즐길 요소가 다양하다.

원래 계곡 바닥에 탕을 만들어 국내에서 유일한 노천온천으로 각광받았으나 1984년 여름 홍수로 유실됐다. 이후 온천 주위의 부지가 좁고 가파른 탓에 시설물을 설치하기 어려워 현재는 4㎞의 송수관을 연결해 온천물을 공급하고 있다. 덕구온천호텔과 리조트가 갖춰져 숙박 및 식사 등 부대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특히 리조트는 지난해 새롭게 단장해 고급스러우면서도 깨끗한 시설을 자랑한다. 편백나무방'동물방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객실도 특색있다. (주소: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덕구온천로 924)

◆온천으로 이뤄진 종합관광단지 백암온천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에 유후인과 벳푸 등이 있다면 한국에는 백암온천이 있다고 단언한다. 10여 개의 온천공이 여기저기 펼쳐져 있어 하나의 온천지구를 이뤘다.

백암온천은 백암산 동쪽 기슭에 있다. 신라 때부터 알려진 유서 깊은 온천이다. 수원지는 원래 3곳이었으며, 평균 32도에서 53도의 수온을 보인다. 1979년 국민관광지로 지정, 종합온천장으로서의 각종 시설을 갖추기 시작했다. 온천 용출지역의 범위도 온정리의 울진군 소유 10호공을 중심으로 반경 2㎞에 이른다. 대표적인 유황질 온천으로 염화칼륨'수산화나트륨'수산화마그네슘'중탄산철 등을 함유해 만성피부염'자궁내막염'부인병'중풍'동맥경화 등 각종 질병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깊이 77~300m에서 솟는 천연 온천수는 자율신경계통 기능을 강화시키고 심장 및 중풍, 피부 질환, 간 기능 회복에 으뜸이다.

옛 문헌에 따르면 조선 광해군 시절인 1610년 판중추부사 기자헌이 풍질 치료를 위해 '평해 땅 온천'에서 목욕하기를 청하니 광해군이 휴가를 주고 말을 지급했다는 기록이 있다. 평해 땅 온천이란 백암온천을 지칭하는 말로, 오랜 역사와 효험을 잘 알 수 있는 일화이다.

백암온천으로 향하는 길은 앞으로 남대천 지류가 흐르고 서쪽과 북쪽으로는 백암산과 서화산이 솟아 있는 배산임수의 절경이다. 백일홍 3천 그루가 심어져 제철이면 연보랏빛 꽃밭이 눈길 끝나는 곳까지 펼쳐져 있다. '대한민국 최장 백일홍 꽃길'로 인정받았을 정도다.

백암온천은 대단위 온천단지로 온천 관련 업소뿐만 아니라 일반음식점이나 가정에서도 온천수를 사용할 만큼 풍부한 수량을 자랑한다. 수소이온농도가 전국 최고이며 천연알칼리성 음용수로 현대인의 산성 체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효과와 위궤양'위염 치료 효과, 유황 성분이 다량 함유돼 만성관절염, 변비, 외상 후유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울진군에 따르면 현재 연간 16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주소: 경상북도 울진군 온정면 온천로 129-13)

◆청정바다를 닮은 풍부한 먹거리

온천여행을 와서 먹는 재미를 놓칠 수 없다. '목욕 후 마시는 바나나우유' 정도에 만족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다행인 것은 동해안은 예로부터 겨울철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지역이다. 최고의 별미 대게부터 시작해 방어 등 제철 수산물이 메뉴 선택을 어렵게 한다.

덕구온천은 바로 옆 죽변항과 가까워 수산물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항구를 따라 길게 이어진 횟집거리는 어디를 들러도 지역에서 갓 잡아올린 제철 특산물이 수족관마다 가득하다. 어른 허벅지만 한 대방어를 코스로 즐길 수도 있고, 막 썬 회를 한입 그득 물어도 좋다. 가자미, 광어, 오징어 등 동해안 대표적 특산물은 당연하다. 1㎏당 가자미는 1만원 선, 광어는 2만원 선으로 내륙지방보다 월등히 저렴하다. 이제는 고급 어종이 된 오징어도 1마리당 3천원이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백암온천에 들렀다면 인근 후포항을 거치기를 추천한다. 울진 지역 최대 항구인 후포항에는 대게 상가 밀집구역이 있어 타 지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대게를 즐길 수 있다. 항구 자체도 아름다워 이현세의 만화 벽화골목 등 숨은 관광명소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후포항을 중심으로 매년 개최되는 울진붉은대게축제가 올해는 3월 1일부터 열린다. 깜짝 경매와 각종 시식 이벤트를 통해 시가보다 최대 절반 가격으로 대게를 구하는 행운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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