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자체 '생태' 뺀 하천 환경복원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인간 위한 악취·오염원 제거가 만든 부작용

신천·범어천 '수로'로 변질

달성습지 무단 훼손 시달려

대구시와 8개 구'군이 시행하는 자연개발 사업이 생태환경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인위적 구조물 조성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도심하천인 신천과 범어천은 물만 흐르는 '수로'로 변질됐고, 대구 생태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달성습지는 복원을 명목으로 한 무단 훼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천 하류 지점. 이곳에 머물던 오리 20여 마리가 바닥을 뒤지며 이따금 벌레를 잡아먹고 있었다. 물속에는 물고기 흔적이 없어 오리의 먹잇감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상류의 범어천 복개구간도 수변 식물은 자취를 감췄다. 깊이 팬 물길 좌우로 2m 이상 높이 시멘트 벽이 쳐져 있고 폭이 좁아 대형 농수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둔치에 산책로를 조성한 황금동 구간에는 잔디가 조성돼 있지만 물고기나 오리, 물풀 등 수생생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와는 반대로 같은 날 찾은 동구 안심습지는 얼어붙은 물 위로 20여 마리의 오리떼가 유유히 걷고 있었다. 흐르는 하천에는 물속에 머리를 담그고 먹이를 찾는 새 떼로 가득했다. 금호강 가운데 조성된 모래톱에는 왜가리와 고니가 쉬고 있었고, 줄지어 날아가는 겨울 철새 떼도 보였다. 희귀동식물을 촬영하러 온 사진 애호가들은 하천에서 10여m 이상 떨어진 자연제방 위에서 카메라로 응시했다.

두 지역은 접근 방식에 따라 자연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교통 여건 개선이나 시민운동 공간을 목적으로 한 범어천, 신천 등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잃은 지 오래된 데 비해 생태계 보전에 중점을 두고 불필요한 훼손을 최대한 막은 안심습지는 여전히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는 공간으로 남아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대구시내에서 앞다퉈 이뤄진 하천 및 습지 복원 사업이 악취'오염원 제거 등 수질 개선에는 도움이 됐지만 '친인간적'으로 수행된 탓에 생태 복원은 미미하다고 지적한다.

대구시가 오는 2025년까지 1천66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신천개발사업은 신천 접근성을 높이거나 주변 생태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데 집중됐다. 북구청이 팔거천 수량을 늘리고자 229억원을 들여 실시하는 재해예방사업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동물인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이 목격되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또 달서구청이 100억원을 들여 실시해 온 대명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낙동강 물을 끌어와 수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지만 수생생물 생태계 복원보다는 체육시설, 산책로, 관광지 조성 목적이 더 크다. 시가 200억원 넘게 들이는 달성습지 탐방나루 복원사업도 관광자원 조성을 목적으로 접근해 자연환경에는 해를 끼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구시의 자연개발 기조가 지극히 인간 편의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박상원 한국습지학회 대구경북지회장은 "대구시가 달성습지 등 환경복원 사업을 수행하며 환경 전문가 자문단을 꾸리긴 했지만 전문가 의견이 온전히 반영되는 경우는 드물다. 많은 경우 공사 편의를 고려해 사업을 실시하고 있어 오히려 생태계 파괴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컷오프하고 후보 추가 모집을 결정했으며, 이는 현역 지자체장이 컷오프된 첫 사례로, 이정...
펄어비스의 신작 게임 '붉은사막'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16일 한국거래소 기준...
정부의 강력한 주택 시장 규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다주택자로 알려진 개그맨 황현희는 자신의 부동산 보유 의사를 밝히며 '부동산은 버티면 된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