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폐교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당장 올해에만 경북 3곳, 대구 2곳의 학교가 문을 닫게 됐다. 분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두 배로 늘어난다. 전국적으로 28개교가 문을 닫는데 그중 18%가 대구경북에 몰려 있다. 농촌 지역 폐교는 인근 학령인구의 유출, 인구 감소, 지역 황폐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입생 수도 급감하고 있다. 올 입학 시즌 신입생이 아예 없거나, 한 명의 신입생만 받아야 할 초'중'고교가 전국 113개교에 이른다.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54개교다. 59개교는 단 한 명만 입학한다. 분교를 포함하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250개에 달한다. 경북의 13개교가 올해 신입생이 전혀 없고 8개교는 한 명만을 받게 된다. 신입생 없는 학교는 초등학교에서 중'고교로 거슬러 오르고 있다. 올해 신입생을 받지 못한 54개교 중 10개교 19%가 중'고교였다. 초등학생 입학생 감소가 중'고교 폐교로 이어지는 또 다른 폐교 도미노의 예고편인 셈이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이 사라지면서 졸업식과 입학식이 생략되는 현상도 일상이 됐다. 경북에서 올해 졸업하는 6학년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분교를 포함해 53곳이었다. 졸업생이 없으니 당연히 졸업식을 치를 수 없다. 이런 학교 비율이 지난해 8.9%에서 올해는 10.4%로 치솟았다. 경북도교육청이 학생 수가 부족한 학교를 중심으로 통폐합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도교육청은 전교생 15명 이하면 통폐합 대상으로 삼고 있다. 현재 경북도 내 전교생 20명 이하의 초미니 학교는 78곳에 이른다. 지금도 합계출산율 1.17의 초저출산이 계속되고 있으니 같은 잣대를 계속 들이대면 폐교 대상 학교는 가파르게 늘게 된다.
학생이 없다고 학교부터 서둘러 문을 닫게 되면 가장 먼저 지방이 소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배워야 할 나이의 아이를 가진 집이 떠나고, 들어올 사람도 없어진다. 정부의 귀농 정책과도 역행한다. 농촌 지역에서 학교는 단순히 학생을 가르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곳이다. 정부와 교육청이 재정만을 앞세워 폐교의 고삐를 계속 당길 경우 농촌 황폐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천편일률적 폐교 정책보다는 학교를 지역민과의 상생의 장소로 유지 발전시킬 방향을 이제라도 모색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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