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장·교사 기타 연주, 졸업생은 흥겹게 춤추고…

대구 서평초, 신명난 졸업식

9일 대구 서평초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이미경(맨왼쪽) 교장이 교사들과 함께 기타 연주를 하며 졸업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9일 대구 서평초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이미경(맨왼쪽) 교장이 교사들과 함께 기타 연주를 하며 졸업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졸업생 27명 도심 작은 학교

틀에 박힌 행사 대신 감동 선물

9일 대구 이현공단 인근 서평초등학교(교장 이미경) 강당에서 열린 졸업식. 졸업생이 27명뿐인 도심 속 작은 학교지만 기존의 틀에 박힌 졸업식이 아닌 전체 학생과 교사가 참여하는 축하의 큰 잔치를 벌여 감동을 선사했다.

전교생 153명이 모두 참석한 졸업식은 후배들의 오카리나 연주와 학생·교사가 함께하는 축하 시 낭송 무대를 시작으로 다양한 공연이 잔치마당을 가득 채웠다.

졸업생들은 스스로 여러 곡을 리믹스하여 만든 댄스곡에 맞춰 신나고 흥겨운 춤으로 자신들의 끼를 마음껏 펼쳤다. 또 학생들은 1년 동안의 교육활동을 UCC 영상으로 제작하여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선생님과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등 대견스러운 무대를 연출했다.

이어지는 무대에서 더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미경 교장이 통기타를 들고 등장했기 때문. 지난해 첫 교장 부임 후 학생들에게 버킷리스트를 공개하며 '1년 동안 열심히 기타 연습을 하여 졸업식에서 노래를 부르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 교장과 함께 비밀리에 연습한 정명환 교감, 교사 2명이 함께 노래와 연주를 하는 동안 합창과 박수 소리로 가득 찼으며 "앙코르!"가 쏟아졌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 무대였다. 연주를 마친 이 교장은 졸업생들에게 "청출어람이라는 말에 걸맞게 여러분들도 자신의 버킷리스트 완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졸업식 마지막 무대는 6학년 담임 등 여러 교사들이 제자를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중학교에서의 생활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여러 악기를 연주하며 축가로 장식했다. 학생들에게 깜짝 선물을 주기 위해 방과 후 틈틈이 연습했다고 한다. 졸업생 김도엽 군은 "선생님들께서 많은 축하 공연을 해 주셔서 학교를 떠나기가 더욱 섭섭하고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전교생이 함께 부른 졸업 축하 노래로 막을 내린 서평초 졸업식은 작은 학교의 큰 선물이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