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지진 공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 이후에도 9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한 데다 더 큰 지진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민들을 극심한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당분간 포항을 떠나려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현재 많은 시민들은 지진에 따른 극심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진은 태풍이나 폭우와 달리 예보가 불가능해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른다는 점에서 공포감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11일 규모 4.6 여진 이후 40여 명의 시민들이 흥해실내체육관에 설치된 심리상담치료센터에서 상담을 받았으며 전화상담도 잇따르고 있다.
또 지난해 본진 이후 지금까지 누적 상담 건수도 8천900여 건에 달할 정도며 집계에 잡히지 않은 일반 병원 상담까지 더할 경우 그 숫자는 1만여 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주민들은 설 연휴와 봄방학을 앞두고 이 기간 동안만이라도 지진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인척이 있는 타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 주부 박지은(49) 씨는 "지진 이후 쉽사리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으며 잠을 잘 때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옷을 입고 자는 등 지진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설 연휴를 이용해 당분간 친정인 대구에서 지내다 올 것이다"고 했다.
회사원 김지영(32) 씨는 "문제는 여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더 강한 규모의 지진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것이다. 이제는 지진보다 불현듯 닥칠지 모르는 지진에 대한 공포가 더 무섭게 다가온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11일 지진 이후 이미 포항을 벗어난 시민들도 있다. 북구 양학동 서현정(34) 씨는 "마침 아이들 방학이라 울진 언니 집에 와 있다. 명절이 지나면 불안감에 지친 몸과 마음도 조금은 안정될 것 같다"고 했다.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전문의들은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문적인 상담을 받으며 치료해 나가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포항의료원 김홍관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지진 당시에는 고통을 느끼지 못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영향에 따라 그 당시 악몽과 우울감 등의 고통이 재현되는 등 감정의 기복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트라우마의 특징이다.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통해 치료(약물, 면담 등)를 받는 것이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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