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구시장'경북도지사 후보 결정을 위한 당내 경선에 나선 주자들은 13일 대구를 방문한 홍준표 대표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었다. 당을 완전히 장악한 홍 대표가 향후 공천 정국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특히 홍 대표가 대구취수원과 통합 대구공항 이전 사업의 지지부진함을 지적하면서 해당 지역 단체장 공천과 결부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해선 경북도지사 경선에 나선 남유진 전 구미시장의 입지가 좁아질 전망이다. 홍 대표가 취수원 이전이 여태 완료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10년쯤 전에 대구에서 물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기에 여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추가경정예산에 예비타당성 검토 용역 예산을 확보해준 적이 있는데 나는 그렇게 물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다"며 "그런데 아직까지도 상생 모드가 안 되고 지지부진하다는 것은 참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가 지적한 내용을 직접 관장한 자치단체장으로선 곤혹스러운 일이다. 남 후보는 이에 대해 "지금도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그동안 매끄러운 처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점은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후보 외 다른 도지사 경선 후보들은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충분한 소통과 자치단체 간 협의를 통해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는 두루뭉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취수원 이전 문제는 도지사뿐만 아니라 구미시장의 의중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지역 정치권에선 "홍 대표가 취수원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당 대구시장'경북도지사 후보들로부터 원만한 처리를 약속하는 합의각서까지 받겠다고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홍 대표 발언이 남 후보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합 대구공항 이전과 관련해선 군 공항과 민간공항 분리 이전을 주장하고 있는 이재만'이진훈 대구시장 후보가 홍 대표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게 됐다. 홍 대표는 지난해 4월 대구를 방문해 대통령선거 공약을 발표하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대구가 '세계의 대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통합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며 "통합 신공항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연결교통망 구축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구공항의 이전 방식을 두고 홍 대표와 두 후보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만 후보는 "대구공항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홍 대표와 제 구상에 차이는 없다"며 "다만 저는 현 위치에서 저가항공 특성화 공항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진훈 후보는 "현재 추진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밀어붙일 사안은 아니다"며 "공론화위원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선호를 확인한 뒤 추진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김재수 후보는 통합이전 작업의 속도조절론을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당 대표와 결을 달리하면서 공천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이 종반으로 치달으면 대표의 의중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홍 대표의 질책성 발언이 권영진 대구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현안 모두 현직 시장의 시정활동 결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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