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매진복

만병통치약 같은 홍보 방법은 없다. 공연을 할 때 필수적인 세 가지 과정은 기획, 연출, 홍보로 나눌 수 있다. 현재 거의 예술가 대다수는 이 과정을 혼자서 담당하고 있다. 각 과정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으면 좋겠지만, 여건상 거의 불가능하다. 만약 이 중 한 가지 일을 대신 해주길 바란다면 99%가 홍보를 이야기할 것이다.

홍보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거칠게 표현하면 표를 팔아내는 것이다. 표 팔기에 좋은 공연은 모두가 다 아는 스타가 공연하는 것이다. 작년 대구에서 가장 빨리 표를 판 공연은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진행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공연이었다. 예매 5분도 안 돼서 1천 석 모두 매진되었다.

다음은 스타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공연이다. 내가 매니지먼트하는 월드뮤직 앙상블 비아트리오 연주팀이 이제껏 가장 비싸면서도 표를 많이 판 공연이 2013년 아양아트센터에서 10센치와 컬래버레이션을 했던 공연이다.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스타 마케팅을 활용한 것이다.

스타 없이 공연을 홍보하는 방법은 기능성 공연을 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비아트리오 연주팀의 사례를 들자면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비아트리오 단독콘서트'를 한다고 홍보를 하면 그 홍보의 대상은 비아트리오를 이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뿐이다.

하지만 '비아트리오의 가족콘서트'라고 하면 비아트리오를 아는 사람들과 가족콘서트에 관심 있는 사람 모두 홍보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비아트리오는 '비아트리오의 가족콘서트' 외에도 '비아트리오의 데이트콘서트' '비아트리오의 동화 음악이 되다' 등의 제목으로 특정 대상에게 필요한 공연을 지속적으로 기획, 제작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동화 음악이 되다' 라는 공연은 내용의 특성상 대구경북의 국공립 학교 선생님들의 연수 때마다 모두 공연하게 됐고 그 덕에 대구경북의 국공립 학교 선생님들 모두가 비아트리오를 알게 되는 홍보 효과를 보았다. 실제로 대구경북의 학교에서 비아트리오의 섭외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관객을 웃고 울게 할 자신이 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 관객을 공연장에 오게 할 자신이 없다."

공연을 만드는 예술가 대다수의 마음이고 현실이다. 하지만, 그 부담감을 이겨내고 관객을 오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위의 기능성 공연도 해결책을 찾으려다가 발견한 것이다. 모든 공연에 맞는 만병통치약 같은 홍보 방법은 없다. 각자의 홍보 방식과 티켓 판매 방식을 발견하고 끊임없이 만드는 수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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