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우상을 끌어내리고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오른 기분은 어떨까.
지난 17일 윤성빈(24)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우승하며 한국 썰매'설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시상식은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의 오랜 독재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황제 대관식'에 비유되기도 했다. 바야흐로 이제 세계 스켈레톤계는 '두쿠르스 시대'에서 '윤성빈 시대'로 완전히 바뀌었다.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성빈은 영광의 순간을 떠올렸다. 윤성빈은 "시합이라는 것은 해봐야 알기 때문에 금메달을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난 항상 내가 올림픽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워낙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시합에 임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윤성빈은 벌써 다음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었다. 윤성빈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남자 스켈레톤 선수 30명 가운데 가장 어린 축에 속한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은 물론이거니와 2026년 올림픽까지 '장기 독재'가 충분히 가능한 이유다. 윤성빈은 "선수 생명은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난 지금까지는 잘 관리했다. 정말 열심히 잘하면 앞으로 10년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일단 단기 목표는 내년 2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윤성빈은 "지금까지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이었다. 이제 목표를 이뤄내니 세계선수권대회가 욕심 난다"며 "아직 우리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세계선수권까지 우승한 선수가 없는데 내가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성빈은 요즘 치솟는 인기가 낯설기만 하다. 윤성빈은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시는 걸 확실히 느끼고 실감하고 있다"면서도 "내가 연예인이 아니어서 광고 이런 데는 큰 욕심이 없다"고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다만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동계스포츠가 하계스포츠보다 인지도가 낮은데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 동계스포츠 선수들을 많이 알릴 수 있어서 좋았다"며 "우리 선수들이 기량을 타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했다.
윤성빈은 자신의 오랜 우상인 두쿠르스가 이번 대회 4위에 그치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성빈은 "금메달을 확정한 직후 많은 분이 축하해주셨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선수(두쿠르스) 때문에 그렇게 기쁜 마음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내 우상인 선수가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며 "나중에 (두쿠르스를) 따로 찾아가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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