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경주 지진, 지하 심층부 숨어있는 단층서 발생"

경북대서 지진 현황·전망 토론회…알지 못했던 새 단층 발견 당분간 강진 재발 가능성 낮아

극심한 피해를 유발한 경주 및 포항 지진은 기존에 알려진 단층에서 발생한 지진과 달리 지하 심층부의 숨어있는 단층에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심층부의 단층구조 연구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북대 지진특화연구센터는 21일 경북대에서 '한반도 동남부 지진활동 현황 및 전망'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유인창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를 비롯해 이기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이덕기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최승찬 독일 키엘대 지구물리연구소 박사, 김용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등 국내외 지진전문가 6명이 참석해 경주 및 포항 지진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경주 및 포항 지진이 지표면 단층으로는 분석할 수 없는 심층부에서 일어났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유인창 교수는 "경주 지진은 지하 10~15㎞, 포항지진은 지하 7~9㎞ 지점에서 발생했다. 경주 지진 이후 1년 이상 지진활동을 분석한 결과, 지표면에 드러나지 않았고 과거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단층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기화 교수는 "진원지의 지표상에서 관찰되는 단층에서 지진이 비롯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현재 자료가 부족한 심층부 단층구조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강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기화 교수는 "양산단층뿐 아니라 경주 및 포항 지진이 일어난 주변부에서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경주 지진 등으로 큰 에너지가 소비됐기에 이른 시일 내에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소규모 지진활동으로 포항 지진이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주장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경주 지진 이후 경주를 중심으로 27곳의 지진관측소를 설치했는데 흥해지역에서 소규모 지진이 많이 발생해 흥해에 8개 관측소를 추가했고, 1주일도 되지 않아 포항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주와 포항 등 주요 국가시설이 밀집한 동해안지역의 지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광희 교수는 "경주'포항'울산 등은 원전 등 주요 국가시설이 위치해 있어 대응 필요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기화 교수도 "1978년 홍성에 규모 5.0 지진이 났을 때 재산피해는 5억원에 불과했지만 포항은 550억원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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