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 소나무재선충병과 전쟁] 소나무를 지켜라<상>

한번 감염되면 100% 고사…포항·경주·안동·구미에 집중

"소나무재선충병을 막아라."

경상북도 소나무 숲은 현재 재선충에 시달리고 있다. 수액을 빨아먹고 사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재선충을 옮긴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수분 흡수를 못 해 말라 죽는다. 한 번 전염되면 치료약이 없어 100% 죽는다.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재선충병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경북도의 노력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23개 시'군 중 20개 시'군서 발생

지난 2001년 경북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올해 2월까지 경북도 전체 23개 시'군 가운데 청송, 울진, 울릉을 제외한 20개 시'군에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했다. 특히 포항, 경주, 안동, 구미는 도내 전체 피해 발생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경북도는 다른 시'도에 비해 산림 면적이 넓고 전체 산림 중 소나무 단순림이 전국 평균 36%보다 많은 43%를 차지한다.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초기에는 홍보와 인식 부족으로 피해 지역 내 매개충이 있는 벌목 상태의 소나무류가 땔감으로 이동되는 등 인위적 요인으로 확산된 경우가 많았다.

경북도는 재선충병이 최초 발생한 2001년부터 지금까지 국비를 지원받아 꾸준히 방제와 예방사업을 추진해 왔다. 2012년부터 계속되는 가뭄과 여름철 고온이 지속돼 매개충의 대량 번식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됐지만 2016년부터 총력 대응으로 피해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경북도 산림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소나무 지키기다. 경북도는 그동안 쌓아왔던 노하우와 과학적 방제 전략으로 연차적으로 피해를 대폭 줄여 나갈 예정이다.

◆해외도 재선충으로 골치

해외도 재선충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외에서 재선충이 발생한 나라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일본, 중국, 대만, 포르투갈, 스페인 등 8개국이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국가들은 자생 소나무에 재선충 저항성이 있기 때문에 별도의 방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에서는 1905년 재선충이 처음 발생했으며,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이에 일본은 보호해야 할 소나무만 선택적으로 방제한다.

중국은 1982년 처음 발생한 뒤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황산 일대 소나무림을 집중 보호하고 있다.

1985년 처음 발생한 대만은 피해가 급속하게 확산돼 방제를 포기했다. 대신 소나무를 차나무로 갱신하고 있다.

유럽의 포르투갈은 1999년 처음 발생한 뒤 총력 방제 실패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스페인은 2008년 포르투갈에서 확산돼 방제를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나라는 재선충 방제에 대한 별도 조치가 없거나, 방제 실패로 재선충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일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립공원과 명승지를 중심으로 집중방제해 눈길을 끌고 있다.

◆3월 말까지 피해목 제거

경북도에 따르면 매개충 활동이 멈추는 11월부터 다음해 3월 말까지 피해목 제거가 시작된다. 지금까지는 주로 벌채목을 약제로 훈증처리한 뒤 푸른색 타포린으로 밀봉해왔다. 앞으로는 수집 가능한 여건이 되면 파쇄 처리해서 확산 요인을 원초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또 피해 지역 인근의 소나무에는 예방나무주사를 확대 실시해서 근본적 예방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재선충 피해목을 빨리 발견해서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다. 일선 시'군 단위의 예찰방제단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과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재선충 발생 지역 2㎞ 이내에 있는 곳은 소나무류 반출 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경북도에는 1천222개 지역이 지정돼 입간판이나 현수막으로 알리고 있다. 이곳의 소나무류를 땔감이나 다른 용도로라도 수집해서 이동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김진현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재선충병의 확산 방지와 방제를 위해서는 항공과 지상 정밀 예찰로 감염목이 누락되지 않도록 조사하고 감염목 제거와 함께 확산 방지를 위한 나무주사가 필요하다. 항공'지상 예찰을 강화해 추가로 발생하는 피해 고사목을 정밀히 조사한 뒤 3월 말까지 모두 방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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