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신세동 벽화마을에 '할매네 점빵'이 문을 열었다.
주민들이 직접 나서 마을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긴 곳이다. 이 때문에 24일 할매네 점빵 개소식에는 이 마을 주민은 물론, 직간접적으로 이 마을 활성화에 도움 주었던 민관학계 관계자들과 이웃마을 주민들까지 참가해 축하했다.
신세동 벽화마을은 안동지역 원도심 가운데서도 가장 낙후됐던 산비탈 마을이었다. 산비탈을 따라 꼬불꼬불하게 난 마을 길 양쪽으로 빼곡히 들어선 집들은 낡은 쪽방촌을 방불케 했다. 게다가 마을 주민들은 평균 연령 '75세'의 고령화 마을이다.
기초생활 수급과 노령연금에 의지해 생활했으며, 그나마 경제 활동이 가능한 주민들도 적은 일당의 고된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야 했다.
이처럼 쇠락해져 가던 이 마을은 2009년 '마을미술 프로젝트'로 낡은 집과 담벼락에 벽화가 그려지고,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주민들은 스스로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소득 창출 노력에 나서 도심재생의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 마련한 할매네 점빵을 통해 원도심 활성화 방식을 개발자 중심의 기존 틀에서 벗어나 '주민 주도형'으로 탈바꿈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이날 점빵 개업식과 함께 주변에서는 '그림애'월영장터'도 열려 수공예 상품과 직접 재배한 농'특산물 등이 판매됐다.
할매네 점빵은 이 마을 주민 가운데 6명의 할매가 2인 1조로 교대해 운영한다. 점빵에서는 할매커피, 수제조청, 수제비누, 짚풀공예 달걀꾸러미, 꽃차(메리골드'아마란스'작두콩차), 석고방향제, 향초를 비롯해 할매들이 직접 만드는 간단한 먹거리와 간식류를 판다.
김금랑(74) 씨는 "그동안 마을 공터에서 할매네 점빵을 운영해오다 번듯한 가게에서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 이 점빵이 마을을 잘살게 만들고, 마을을 찾는 이들에게 추억과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기뻐했다.
그동안 이 마을 주민들은 2015년부터 그림애'월영장터를 열어왔다. 주민들은 장터를 통해 손맛을 살려 먹거리를 판매하며 할매네 점빵을 시범운영 해왔다. 또, 수공예 작가들을 초청해 함께 장터를 진행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면서 노인들의 소외감을 털어냈다.
특히 할매네 점빵 개업을 위해 지난 2017년 6월 자발적으로 '고향사랑 크라우드 펀딩 대회'에 참가해 초기 자본금을 마련했다.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마을 주민 30명으로 구성된 '그림애문화마을협동조합'도 설립했다.
할매네 점빵 운영 가능성을 본 안동시도 지난해 10월 마을 입구에 폐가를 사들여 점빵 건물을 세웠다. 점빵은 개업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수공예품, 가죽공예, 생활 소품, 마을 기념품, 간단한 먹거리 등을 판매하고 수익금을 마을 복지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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