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재건축 단지 몰려…정부 잇단 규제…새 아파트 몸값 8억 훌쩍
대구 부동산 매매 시장에서 수성구의 '새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다주택자 보유세 인상,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등 정부 부동산 규제가 잇따르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몰리는 '규제의 역설'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아파트 신드롬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대구 수성구 만촌동 만촌3차화성파크드림 84㎡(3층) 매매 가격은 8억3천만원을 기록했다. 대구 아파트 거래 시장에서 처음으로 84㎡ 기준 매매 가격이 8억원을 돌파했다.
주변 공인중개업소들은 만촌3차화성파크드림 몸값이 치솟는 가장 큰 이유로 지난 2016년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라는 점을 꼽는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만촌3동에서 거의 유일한 새 아파트로 학군까지 좋아 수요자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불과 반년 새 억, 억 소리가 나게 올랐다"고 했다.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역시 수성구다. 만성적 공급 부족에 따른 노후 주택 밀집과 이른바 '수성학군'이 맞물린 결과다.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 시스템을 통해 지은 지 5년 미만의 새 아파트를 기준으로 지난해 대구 84㎡형 최고가 단지를 분석한 결과 만촌동 만촌3차화성파크드림(2016년 입주) 7억3천900만원, 범어동 범어풀비체(2013년 입주) 7억2천500만원, 화산샬레(2014년 입주) 7억2천만원, 수성1가 수성롯데캐슬더퍼스트(2015년 입주) 6억6천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만촌3차화성파크드림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수성구 일대 새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84㎡ 기준 8억원대 실거래가 형성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건축 단지 풍선효과
새해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또 다른 상한가는 '재건축 단지'다.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수성구 경남타운 84㎡(6층) 매매가격은 6억6천만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해 1월 5억3천만원(11층) 대비 1억3천만원이나 올랐다. 주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982년 준공한 노후 아파트가 웬만한 새 아파트보다 몸값이 높다. 지난해 재건축 추진과 함께 가격이 급등한 뒤 새해까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대구 재건축 단지 몸값 상승 역시 수성구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에서 처음으로 중층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한 경남타운, 을지맨션(1987년 입주), 궁전맨션(1988년 입주) 등 범어동 일대 12층 이상 3개 아파트가 대표적 단지다.
3개 단지는 지난해 일제히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 사업에 날개를 달았다. 을지맨션의 올해 1월 79㎡(7층) 실거래가는 5억3천만원으로 지난해 1월 3억9천만원(1층) 대비 1억4천만원 올랐다. 또 궁전맨션 108㎡ 실거래가는 지난해 5월 6억2천만원(13층)에서 12월 7억8천만원(12층)으로 훌쩍 뛰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 '재건축 단지' 선호 현상의 배경으로 '규제의 역설'을 지적한다. 양도소득세 중과, 보유세 인상 강화에 직면한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새 아파트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몸값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안전진단 강화 등 재건축 규제를 대거 내놓으면서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해 상대적으로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재건축 단지들에 풍선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정부 규제에 따른 공급 부족 심화로 오히려 값이 오르고 있다. 사겠다는 사람은 넘쳐나는데 팔겠다는 사람은 없다 보니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업급여 늘고 고용보험 줄고…실업급여 3,068명 늘고 60대 2천명 실직
올해 들어 대구의 고용 상황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직이 늘면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아울러 고용인원이 줄어든 탓에 고용보험 가입자는 감소했다. 특히 고용이 취약한 60세 이상과 용역 파견 업종 등에 타격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금리 인상과 통상압박 등 악화한 대내외 전망과 더불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실업급여 신청 급증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6천60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4천963명보다 33% 급증했다. 2016년 1월 5천606명보다 감소했던 실업급여 신청이 올해 다시 급등한 것이다. 대구의 실업급여 신청 증가율은 전국 7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대전(41.9%)과 인천(41.5%), 서울(39.5%) 다음이고, 전국 평균(32.1%)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올해 1월은 전월(2017년 12월) 3천535명보다 87%나 늘었다. 이는 2016년 12월 3천751명에서 다음 달 32%가 증가한 것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증가 폭이다. 연말에 계약이 만료되는 직장인들 때문에 1월에 실업급여 신청이 늘어나는 경향을 고려하더라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실업자가 눈에 띄게 늘어날 만큼 고용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의 제조업체 가운데 올해 들어 생산물량이 줄고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면서 인력을 감축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대구 제3공단의 한 기계금속 제조업체는 올해 들어 80여 명이던 직원을 20명가량 감축했다. 생산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성서공단의 한 섬유업체 관계자는 "내수침체와 함께 통상압박과 한미 FTA 개정협상 등 올해 들어 수출 여건이 악화하면서 인력 수요가 줄었다"며 "숙련도가 낮은 직원을 우선 내보내면서 상황 변화를 보고 있다"고 했다.
◆고용보험 대상자는 급감
고용인원을 나타내는 고용보험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 1월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43만6천338명으로 전달 44만5천197명보다 8천859명이나 줄었다. 지난해 1월과 2016년 1월의 전월 대비 감소인원이 각각 5천330명과 5천213명이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고용보험을 잃었다. 고용보험을 상실한 사유로는 계약만료와 경영상의 이유(해고, 권고사직, 명예퇴직 등)가 많았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였다. 70세 이상이 전월(8천812명)보다 15.3% 줄어든 7천460명이고, 60~69세가 5.1% 감소한 4만2천696명으로 집계됐다. 0.2~1.7%의 감소율을 보인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 산업별로는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의 피보험자 수가 전월 대비 10.2%(3만8천624명→3만5천35명) 줄었고,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은 14.4%(7천751명→6천777명) 감소했다.
황준석 대구상공회의소 대구인적자원개발위원회 고용전문관은 "올해 들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최저임금이 상승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해 실직이 늘고 고용이 줄었다"며 "계약이 만료되는 등 매년 1월 고용지표가 나빠지는 경향을 고려하더라도 올해는 특히 상황이 좋지 않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