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남북 주도 정세 급변에 심경 복잡…환영 속 '차이나패싱' 우려

중국의 심경이 복잡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대북특사단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나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와 북한의 비핵화 의지 확인을 계기로 북미 대화 가능성이 커지는 정세 급변 속에서다.

중국은 바라던 대로 정세가 변하는 걸 환영하면서도, 남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중국의 역할이 '실종'된 탓에 '중국 배제'(차이나패싱)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는 중국이 의장국으로서 외교적 주도권을 쥐었지만, 한반도 주변의 정치'외교'안보 환경 변화로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북특사를 내치면서도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을 만나 '통 큰' 합의를 함으로써 북핵 문제의 '중재자'로서 중국의 자리는 이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중국 당국은 6일 저녁 청와대가 대북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이례적으로 같은 날 자정 무렵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긍정적인 방북 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유관국들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데 함께 노력할 수 있길 바란다"고 한 뒤 "중국은 이를 위해 계속해서 마땅한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역할론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차이나패싱은 없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지난해 시 주석의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宋濤) 당 대외연락부장이 김 위원장도 만나지 못할 정도로 대북 영향력이 현저히 줄었다"면서 "6자회담 방식을 원하는 중국으로선 자국이 빠진 작금의 상황은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차이나패싱' 우려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의 7일 공동사설에서도 묻어난다.

이들 매체는 "한국 특사단의 평양 방문 덕분에 남북 간 고위 대화에서 주요한 진전이 이뤄져 환영하고 격려할 만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한반도 정세 전환의 기점이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왜냐하면 이번 발표가 한국의 일방적 발표여서 북한이 확인해줄지 지켜봐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어 "미국의 태도가 한반도 상황에 가장 중요한데 북미 간에 서로 신뢰가 없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남북 관계 완화를 통해 시간을 벌려 하고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는 걸로 보고 있으며 문 대통령은 미국의 압박 속에 대단한 외교적 독립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도 볼 수 있으나, 중국이 빠진 채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뉘앙스도 풍겼다.

두 신문은 그러면서 "남북한 모두 미국을 억제할 힘이 없으므로 평화와 비핵화 기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중국과 러시아, 유엔 안보리의 지지가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힘은 제한적이고 시험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역설하려는 의도였다고 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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