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갤러리 분도, 김호득 '산 산 물 물'전 26일부터

수묵의 현대적 해석, 한국화의 갈 길을 묻다

김호득 작
김호득 작 '계곡 이미지'
김호득 작가
김호득 작가

김호득 작가의 개인전 '산 산 물 물'전이 26일(월)부터 갤러리분도에서 진행된다. 서울대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김 작가는 40년 동안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온 영향력 있는 한국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김 작가는 먹과 붓, 종이로 이뤄지는 동양화의 전통 재료와 자연의 일부를 그림에 옮기는 정신적 면모를 계승하는 한편 동시대 미술의 혁명적인 파격을 독창적으로 이룬 화가다. 이번 전시 또한 그가 시도해 온 수묵의 현대적 해석의 새로운 성과를 보여준다. 수묵화가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하지만 그의 작업은 동양화와 서양화, 평면과 입체, 구상과 추상, 과거와 현재 같은 일반적인 개념 구분을 지워버리고, 말 그대로 현대 미술이 보여주는 모든 면모를 실험하고 있다.

그러나 김 작가의 작업은 일관되거나 규칙적인 자기만의 틀 속에서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알려지거나 이전에 공개된 작업을 새로운 작품으로 공개하는 한편,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거나 새롭게 구상한 시도를 작품화해 선보이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번 '산 산 물 물'전에서 김 작가는 수묵 작업과 캔버스 작업, 그리고 대규모 설치 작업을 함께 보여준다. 갤러리 1층 다목적 전시 공간에는 광목 천 위에 수묵으로 완성한 드로잉 작업을 보여준다. 강한 필력이 그대로 새겨진 수묵화는 획의 강약과 구도, 시간과 즉흥성의 조합을 보여주며 김 작가의 근원을 드러낸다. 2층 전시 공간에는 거대한 벼루를 재현한 구조물 속에 먹물이 채워지고 그 위에 미세한 움직임을 드러내는 질료로 완성되는 설치 작업이 시도된다. 3층은 캔버스 위에 아크릴 물감을 덧대어 완성한 평면 작업으로 채워진다. 새롭게 선보이는 연작들이다. 산등성이와 계곡,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물길과 폭포를 떠올리게끔 하는 형상이 주를 이룬다. 전시 제목 '산 산 물 물'은 이 작업을 통해 드러난다. 윤규홍 아트 디렉터는 "산이 반복되어 겹쳐 그려지면서 그 세세한 요소 하나하나를 쫓아감과 동시에 전체 그림의 화폭 속에 조망된 커다란 세계를 담아낸다. 이러한 미시와 거시의 통합은 이제 거장의 길에 들어선 김 작가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21일(토)까지. 053)42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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