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장이 정대희 씨의 작품 세계는 다양하다. 전통옹기 제작 이외에도 독특한 호사발, 두꺼비 등을 만들고 있다. 그가 만든 호사발은 대부분 연꽃 모양이다. 불교적 색채가 배어 있다. 호사발 밑은 거북이 6마리가 받쳐들고 있고 연꽃봉우리 잎사귀가 받쳐들고 있기도 하다. 거북이는 어릴 적부터 지금껏 수만 마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사발 표면은 연꽃잎이 새겨져 투박하다. 사발 안쪽에는 물고기가 새겨져 있고 영롱한 푸른 빛을 낸다. 손가락으로 톡 치면 청량한 맑은 소리가 울린다. 호사발 크기는 일반 찻잔보다 훨씬 큰 아이 머리 만하다. 흙 소재는 여러 흙을 섞은 조합토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호사발 빚기를 주로 밤에 하고 있다. 우주의 기운이 열리는 자정부터 오전 4시 사이에 호사발 3개 정도를 만들고 있다. 그는 "호사발은 자연의 기운을 통해 만든다"며 "완성된 호사발에는 기(氣)가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약은 색깔을 내기 위해 일반 유약과 조합해 사용하고 있다. 호사발은 전통옹기를 구울 때 함께 넣어 7박 8일간 굽는다. 불 온도의 높고 낮음에 따라 빛깔이 달라진다. 갈색이 있는가 하면 푸른 색도 있다.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굽은 호사발도 있다. 그는 최근 괘(卦)사발 제작에도 열정적이다. 기존 호사발에 괘를 새겨 넣어 100여 점 만들었다. 주역에 나오는 64괘 중 좋은 기운을 주는 8괘를 사용했다. 그는 "괘에 맞는 사람이 괘사발을 만나면 행운이 따를 것"이라 말한다.
그는 아름다운 시(詩)로 호사발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시는 문경에서 다례원을 운영하는 아리랑다법 창시자인 문청함(48) 씨가 쓴다. 호사발이 탄생할 때마다 호사발 이름을 짓고 이름과 관련한 시를 쓴다. 지금까지 쓴 호사발 시만 수백 점에 이른다. 지난 2014년 일본에서 '호사발과 시의 합장'이라는 주제로 초대전을 열어 일본인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문 씨는 요즘 호사발 한시를 쓰고 있다. 가마에서 호사발이 탄생하면 한시로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주고 있다.
정 씨는 호사발 한시가 수십 점 완성되면 중국에서 '호사발과 한시'란 주제로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 정 씨는 두꺼비도 만들고 있다. 두꺼비는 복을 불러주는 신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전시실에는 주먹만 한 작은 두꺼비에서 머리통보다 더 큰 두꺼비도 있다. 그는 이전에는 흑색 두꺼비, 청색 두꺼비를 주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황금색 두꺼비 제작에 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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