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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원가 올라도 납품가 그대로" 中企 7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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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하도급 거래 504곳 조사…섬유·의류업계 단가 불공정 최대

최저임금 인상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제조원가가 올랐음에도 이를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대기업과 하도급 거래를 하는 50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제조업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상 기업의 57.7%가 지난해 제조원가가 전년 대비 인상됐다고 답변했다.

반면 인상된 제조원가를 반영해 납품계약을 맺은 곳은 17.1%에 불과했다. 제조원가가 오른 업체 70% 이상이 제대로 된 납품단가를 책정하지 못한 채 계약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역 주력산업인 섬유·의류 업종이 겪는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드러났다. 섬유·의류업종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노무비 비중이 33.2%로 비교적 높아 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업종이다. 자연스레 제조원가 인상 폭도 타 업종에 비해 높아야 하지만 납품단가 인상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실제로 원청업체로부터 부당한 단가 인하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섬유·의류업체는 21.6%로 평균 12.1%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협력업체 비중이 높은 지역 제조업계는 납품단가 책정에 있어 불공정 횡포가 여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3차 협력업체로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 A사는 제조원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년 대비 인하된 금액에 납품계약을 맺었다. A사 측은 영세업체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한 데다 원청업체도 중소기업으로 어려움을 호소해 제대로 된 납품단가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사 관계자는 "올해 초 제조원가와 거의 같은 금액에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도 추가 발주를 하겠다는 말에 낮은 가격에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며 "계약을 따내지 못하면 회사 존폐가 위태로운 영세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직접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구에 위치한 섬유가공업체 B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B사 경우 중국과 동남아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데다 올해 최저임금마저 올랐지만 납품단가는 10년 전과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B사 관계자는 "대체할 영세업체가 많으니 원청업체는 낮은 가격을 '통보'하는 식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납품단가 현실화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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