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오전 10시쯤.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대구 달서구 본리동행정복지센터에 들어섰다. 자신을 '본리동 주민'이라고 밝힌 여성은 1층 민원실 직원에게 기부를 하고 싶다며 입구를 단단하게 붙인 흰색 봉투 한 장을 내밀었다. 봉투를 뜯어 열어 본 직원은 깜짝 놀랐다. '0'이 7개나 적혀 있는 3천만원짜리 수표 한 장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 여성은 "과거 내게 기술을 가르쳐 주신 은사님 덕분에 좋은 직업을 구하고 돈도 많이 벌었다. 뒤늦게 은사님께 감사 인사를 하고자 어디 계신지 수소문했지만 도저히 찾지 못했다"면서 "사회에라도 되돌려주고 싶어 기부하니 본리동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좋은 일에 써 달라"고 했다.
민원실 직원이 "후원금 기탁 서류를 작성해야 하니 인적사항을 알려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는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날 후원금을 접수한 본리동행정복지센터는 즉시 '달서구 365운동' 계좌로 납입했다. 이 계좌는 달서구 주민의 기부금을 모아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자 달서구가 관리하는 통장이다. 후원금은 기초생활수급자와 노인, 아동, 장애인,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정 등 지역 내 다양한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가슴 따뜻한 후원금을 전해 준 주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바쁜 일상을 사느라 놓치기 쉬운 주변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희망의 나눔 바이러스가 지역 곳곳에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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