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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나를 울린 독일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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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9월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니콜라이교회에서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이 기도회는 8년째 지속되었다. 1989년 9월 4일에는 평화기도회 후 1천 명의 시민이 '자유'를 외치며 대규모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평화기도회'는 '월요시위'가 되었다. 이어서 참가자가 매주 1만 명, 2만 명, 7만 명, 12만 명 규모로 확대되었다. 시위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은 천안문 학살과 같은 사태가 되풀이될지 몰라 두려워했다. 그러나 시위 진압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경찰 병력에게 철수 명령이 내려졌다. 심지어 군인과 경찰도 시위에 참여했다.

1989년 11월 9일에 동서독 사이의 국경 제한이 풀렸다. 많은 동독 사람들은 전에 자동 살상 장치가 설치되어 있던 베를린 장벽을 뛰어 올라가 서베를린으로 넘어갔다. 동'서베를린을 가로막던 검문소가 없어졌다. 동독과 서독을 가로막던 국경의 장벽을 허물고 동독의 자동차가 서독으로 넘어왔다.

나는 이때 독일에서 유학 중이었다. 이런 급변하는 상황을 매 순간 TV를 통해 보고 있던 나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흘렸던 눈물처럼 펑펑 터져 나오는 눈물이었다. 부러움의 눈물이었다. 또한 가능성의 눈물이었다. '지구 상의 두 분단국가 중에서 한 나라가 이렇게 극적으로 통일이 되는구나! 정말 부럽다! 우리에게도 통일의 그날이 빨리 오게 하소서!'

나는 다음 날 당장 동료와 함께 1시간을 운전하여 가장 가까운 국경도시로 가보았다.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는 동독 차량 행렬이 끝도 없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역사적 풍경이었다. 감격이었다. 또 눈물이 터졌다.

당시 동독의 자동차는 '트라비'(Trabi)라고 하는 소형차였다. '트라비'란 애칭으로, 원이름은 구 동독의 국민차 '트라반트'(Trabant)였다. 2기통 엔진, 최대 속력 60마일, 차체는 강화 플라스틱, 무게는 600㎏ 정도 되는 초경량이었다. 차를 신청한 후 12년을 기다려야 했던 동독 주민에게 자부심을 주었던 차였다.

꼬리에 꼬리를 문 트라비 자동차가 뿜어내는 시커먼 연기에 도로는 매연이 자욱해 눈을 뜰 수 없었고, 목이 아팠다. 또다시 눈물이 터졌다. 이제는 조금 전의 눈물과는 다른 눈물이었다. 트라비의 매연 때문이었다. 트라비는 동독 경제의 상징이었다. 나의 눈물 또한 동독민의 현실에 대한 아픈 마음이었다.

통일 이후 동독의 기업들은 경쟁력이 없어서 거의 망하게 되었다. 동독 출신 중년 여인의 TV 인터뷰가 기억난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했다. "나는 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실업자입니다. 나는 정부의 구제금을 받고 살아가기가 싫습니다. 나에게 일자리를 주십시오. 나는 건강한 시민으로 당당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마음이 짠했다. 또다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바람직한 체제의 변화도 모든 개인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서독 정부는 통일 전에도 탈동독 이주민에게 서독 사람들과 똑같은 복지 혜택을 주려고 애썼다. 통일된 후에 독일 정부는 여전히 구 동독 지역민의 복지와 생활수준을 구 서독 주민과 같은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수많은 반대에도 꾸준한 독일 정부의 노력 또한 눈물겹다. 독일 통일은 이래저래 내 눈물샘을 자극한다.

박병욱 대구중앙교회 대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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