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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 예비후보 정책토론회] 공항 이전 문제에 가시 돋친 발언 오가

토론회 뜨겁게 달군 주도권 토론, 어떤 내용 오갔나

23일 매일신문 주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예비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예비후보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권영진 자유한국당, 김형기 바른미래당 예비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3일 매일신문 주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예비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예비후보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권영진 자유한국당, 김형기 바른미래당 예비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3일 정책토론회 백미는 단연 주도권 토론이었다. 특정 후보가 경쟁 후보 2명을 상대로 12분 동안 주도권을 가지고 질문, 답변에 대한 재질문 등을 통해 현안에 대한 이해도와 시정 청사진을 검증하는 시간이었다.

세 후보는 공항 이전 방안, 경기 진작 대책을 주제로 갑론을박을 거듭하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특히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는 공항 이전 방식을 두고 거친 언사를 주고받기도 했다.

'주도권'을 잡은 임 후보는 권 후보가 대구공항 이전 방식을 두고 말 바꾸기를 했다고 공격했다. 임 후보는 "권 후보는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가 통합이전을 발표하기 열흘 전까지만 해도 군공항만 이전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정부 발표 이후 통합이전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이에 "당시는 밀양신공항 건설 대신 김해신공항 확장으로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서 대구 민간공항 이전마저 물 건너갈 상황이었고 그러면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군공항 이전도 물거품이 될 수 있어 정부 압박 차원에서 군공항 이전을 언급했고 그 결과로 통합이전을 얻어냈다"고 반박했다.

특히 두 후보는 민간공항 대구 존치 여부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임 후보는 최근 도시경쟁력은 관문공항 보유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추세라며 대구공항 통합이전은 대구의 미래를 스스로 버리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군공항만 이전하고 민간공항을 활성화시킬 자신이 있다"며 "대구공항 주변을 항공산업 메카로 조성하고 그 일대를 공항도시로 키워가겠다는 청사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권 후보는 공항부지 개발이익으로 이전 비용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군공항만 이전할 수 없음에도 임 후보가 무책임한 공약으로 시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그는 "군공항만 옮기려면 기부대양여 방식을 규정한 공항이전특별법을 고쳐야 하는 것은 물론 가까스로 퍼즐을 맞춰놓은 공항 이전 여건 전체가 틀어질 수 있다"며 "임 후보는 구체적 대안과 재원 마련 대책을 갖고 민간공항 존치 가능성을 언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천공항으로 군공항만 이전하는 방안을 두고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권 후보는 "활주로 하나 더 만드는 방식으로 우리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F-15K 전투기를 예천공항에서 운용할 수는 없다"며 "수많은 공군 전문가들이 예천공항 K2 이전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투비행단 외 각종 사령부까지 포함한 상주인구가 9천여 명 수준인 K2 이전을 예천주민들이 수용할지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임 후보는 "이전 규모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는데 역대 국방부 기획조정실장 가운데 한 분과 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한 명은 4천400억원 정도면 예천으로 군공항 이전이 가능하다고 발언한 바 있고 예천군의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예천주민 70% 정도가 K2의 예천공항 이전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공방 과정에서 '착각인지, 억지인지, 거짓말인지 밝혀야 한다'(임대윤), '뭘 좀 알고 얘기를 하시라'(권영진), '목숨을 걸겠다고 하시니 당선되시면 안 되겠다'(권영진) 등 가시 돋친 발언을 주고받기도 했다.

한편 김형기 바른미래당 후보는 임 후보의 에어시티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고, 권 후보를 향해선 청년인재 유출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대구공항 인근을 에어시티로 만들겠다는 공약이 현실성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세계적으로 에어시티는 관문공항 인근에나 가능한데 대구와 김해공항 배후지역은 에어시티가 조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권 후보에게는 "부산은 현 시장 임기 동안 청년 실업률이 줄었는데 대구는 같은 기간 일자리가 1만2천 개 줄었다"며 "유치한 대기업은 고용효과가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해 지역 중소기업을 제대로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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