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멸렬해진 자유한국당을 수습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최대 주주격인 대구경북(TK)에서 대구와 경북의 행보가 상반되게 진행되고 있다. 활발한 내부 조정을 통해 한목소리를 내자는 경북 정치권에 반해 대구 의원들은 '우리의 목소리가 오히려 재건에 방해될 수 있다'며 잠행하는 모습이다.
경북 의원들은 20일 안동 화천서원에 모여 당 수습책부터 하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조정 문제에 이르는 다각도 논의를 진행했다. 회동 장소를 섭외한 김광림 의원은 "화천서원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친형님인 겸암 류운룡 선생을 배출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살신성인의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서 경북 의원들은 당 수습책의 일환으로 참신한 외부 인사를 영입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비대위원장에게 당 수습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 경북 의원들이 계파 의식을 버리면서 오롯이 당 재건과 보수 발전을 위해 함께 뜻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시로 소통하되 우선 다음 주 서울에서 회동을 열어 세부 전략 마련에 돌입하기로 했다.
하반기 상임위 배정 문제와 관련해선 현재 경북 의원 가운데 한 명도 지원하지 않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행정안전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등에 골고루 배정해 내년 예산 확보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논의했다. 김석기 도당위원장은 "지방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우리부터 솔선수범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자는 차원에서 오늘 모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회의에 참석한 이철우 도지사 당선인은 "앞으로 도정을 누구보다 공정하게 이끌겠다. 철저히 실적 위주로 가는 데에 의원님들도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대구 정치권은 선거 패배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 수습을 위한 내부 논의는 물론이고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 이후에도 시장과의 공식적 회동 자리는 마련하지 않았다.
소극적인 당 수습 행보에 대한 지적에 대구 한 의원은 "우리가 목소리를 내면 또 다른 혼선을 불러올 수도 있다"며 "당이 큰 방향을 잡는데 도움을 줘야지, 지역별로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 긁어 부스럼 된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 한 인사는 "대구 정치권의 침묵은 당장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실을 회피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김상훈 시당위원장에 따르면 대구 의원들은 조만간 지역 예산을 놓고 회동을 가질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 일정과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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