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다가 좋다, 포항이 더 좋다②-다가오는 환동해 시대, 포항이 열어간다

북방교류 연계 해양산업 집중육성 필요

최근 포항시는 '경북 제1의 도시', '동해권역 최대 도시'라는 단순 규모 중심의 수식어 대신에 '바다'를 이용한 활발한 도시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철강산업의 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포항만이 가진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한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 포항의 미래를 먹여 살릴 해답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바다'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포항시는 지난 2016년 영일만3산단에 수중건설로봇 복합실증센터의 문을 열고 해양수산부와 경북도, 포항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수중건설로봇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해상교량과 해저터널, 해양플랜트 등 해양구조물 건설과 개발에 활용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영일만3산업단지에 문을 연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포항시 제공
영일만3산업단지에 문을 연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포항시 제공

수중건설로봇 기술개발사업은 수심 500m~2천500m에서 이뤄지는 해양구조물 건설을 위한 수중로봇 핵심장비의 국산화와 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포항시는 또 올해 새롭게 '해양기술 실해역 시험평가시스템' 구축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는 이 사업을 통해 수중드론, 수중로봇 등 다양한 해양장비와 해양기자재를 선박에 싣고 바다에서 직접 내압성능, 수밀성능 등 해양장비의 성능을 시험·평가함으로써 해양관련 산업의 발굴과 육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항시는 해양 에너지산업에도 높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포항에 영구 취항한 '탐해2호'는 해저지질 탐사와 석유가스 자원탐사 등 바다 밑 탐사를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물리탐사선이다.

3D탐사가 가능한 '탐해3호'도 조만간 예정대로 건조되면, 국내 대륙붕 석유가스 정밀탐사와 한반도 해저지질 연구 등 포항이 우리나라 해양탐사의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탐해 2호. 포항시 제공
탐해 2호. 포항시 제공

포항시는 이 밖에도 형산강과 낙동정맥 등의 생태자원과 204㎞에 달하는 해안선을 따라 청정한 해양자원을 기반으로 환동해 해양관광 거점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그동안 해양관광과 관련한 풍부한 자원과 여건을 갖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해수욕 등 단순한 형태의 관광 상품 운영에만 그치지 않고 '환동해 글로벌 해양관광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포항만의 차별화된 해양관광 프로그램 발굴·육성에 본격 나섰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가 아니라 '삼면이 바다로 열린 천혜의 반도국가'"라면서 "포항이 지난날 영일만의 기적을 일군 경험을 바탕으로 북방교류협력의 전진기지로, 환동해중심도시로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고 했다.

환동해안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할 영일만항 전경. 포항시 제공
환동해안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할 영일만항 전경. 포항시 제공

이런 가운데 올해 초, 경북도의 환동해지역본부가 포항으로 이전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함으로써 새로운 환동해시대를 활짝 열었다. 포항시를 비롯한 동해권역의 5개 시·군을 중심으로 환동해를 선도하는 해양경북을 향한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환동해지역본부는 경북도청이 2016년 2월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함에 따라 ▷동해안 주민들의 불편 해소 ▷동남권 100만 주민의 행정수요에 신속 대응 ▷21세기 해양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노력한 결과, 지난해 11월 29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조직승인을 받아 올해 1월 8일 조직개편으로 탄생했다.

환동해지역본부는 책임자를 2급 본부장으로 격상하고 1본부 2국 7과 2사업소로 조직이 확대됐다. 본부장 직속 종합행정지원과 동해안전략산업국에 동해안정책과, 에너지산업과, 원자력정책과를 두고 있으며 해양수산국에 해양수산과, 항만물류과, 독도정책과, 기존 수산자원연구 관련 2개 사업소를 포함해 총 175명이 근무하고 있다.

환동해지역본부는 포항시가 해양개발과 해양관광은 물론 '한·러 지방협력포럼'을 유치하는 등 북방교류협력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해양수산 관련 등 동해권역의 업무를 총괄하는 전략 거점 역할을 착실하게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남·북과 중국·러시아 등의 교류 활성화가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환동해지역본부를 경북도 제2청사 규모로 격상시켜 북방교류협력시대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통일시대 유라시아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경북도가 북한과 러시아 등 북방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환동해지역본부가 위치하고 있는 포항을 동해권역의 경제와 산업 중심도시로 체계를 구축해 북방교류는 물론 세계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포항시를 비롯해 경주시와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 등 동해권역의 5개 시·군이 경북도 전체 대비 인구 33%, 지역내총생산(GRDP) 29%를 차지하고, 이 중 포항시는 경북도 인구의 19%, 지역내총생산 18.4%를 기록하는 등 경북도의 경제성장과 지속발전을 견인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북도의 인구와 경제적인 비중이 높다고는 하지만 전국적인 관점에서는 교통을 비롯해 가장 낙후한 지역으로 꼽히는 동해권역의 집중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환동해지역본부를 확대 개편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현재 해양산업·에너지·원자력·수산·항만 등 현장형 행정 수요에 대응하는 업무범위에서 벗어나 5개 시·군의 연계협력사업 발굴을 비롯해 대규모 프로젝트 공동대응과 성과를 공유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은 "동해권역 주민들의 불편해소를 위해 환동해지역본부를 동부청사로 승격시키고, 부지사 1명을 상주시키는 것은 물론 별도 집무실을 만들어 한 달의 절반가량을 동부청사에서 근무할 생각"이라면서 "북방경제협력 활성화에 이어 통일시대를 대비한 내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새로운 국가 발전의 축으로서 동남권에 입체적이고 초광역 SOC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환동해지역본부는 단순히 경북도의 한 기관이 포항에 자리한 것이 아니라, 최근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북방경제협력과 연계해 경북도 차원에서 해양 분야를 새로운 미래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는 한편, 신 해양시대를 맞아 경북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희망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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