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 친문 인사 전면 배치로 개편... 지문 인사 등용까지 이어질 듯...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단행한 청와대 참모진 인사 개편에서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일자리수석과 경제수석의 전격 물갈이다.

그동안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 중심세력은 "청년실업 문제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경영악화 문제에 현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청와대 경제 관계자 전원 교체를 촉구해 왔다.

이 시점에 경제 라인이 바뀐 것을 두고 청와대가 본격적으로 문제 해법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교체 인사 전원이 모두 친문이고 정책 수립 최전선에 전진 배치했다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지적이다.

경남 사천 출신의 정태호 신임 일자리수석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지내는 등 장기간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온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대선 당시 1호 공약으로 일자리 늘리기를 내걸고, 취임 후에는 직접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문 대통령이 이번에는 자신의 최측근에게 일자리 정책을 통째로 맡긴 셈이 됐다.

경제수석에 임명된 윤종원(경남 밀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의 경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친 전문관료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역임하면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교체된 반장식 전 일자리수석은 기획예산처 요직을 거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으나 경질됐다. 반 전 수석의 고향은 경북 상주이고, 박근혜 정부 시절 주목됐던 서강대에서 교수 생활을 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청와대 개편으로 문 대통령과 오래전부터 개인적 인연이 있거나 노무현 정부 시절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이른바 ‘지문(知文)’ 라인 등용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적 ‘친문(친문재인)’ 진영과는 별도로 대선 재수를 도왔던 이들은 정부 출범 1년간 주로 내각과 청와대 밖에서 국정 운영을 지원해 왔다.

지문 라인은 특히 문 대통령과 정책적 관계를 맺고 신념을 같이하는 경우가 많아 꾸준히 인사 발탁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와 한반도 평화 무드 상승세를 타고 문 대통령은 지문 그룹의 정부 운영 전면 배치에 노골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친문·지문 인사 전진 배치에 더불어민주당도 한 몫 거드는 분위기다.

최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말을 안 듣는다”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 일례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부처 장악력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자율권이 많은 대표적 사례가 고용노동부 아니냐. 청와대가 아무리 말을 해도 (김영주) 장관이 안 듣는다”며 “최저임금이 소득주도 성장의 모든 것인 것처럼 일부 언론·국민이 이해하도록 방치한 것은 정부 측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