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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대구은행, 과거의 영광과 위상 되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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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구 경제부장
김병구 경제부장

대구은행은 몇 안 되는 지역의 알짜기업이다. 지역민들이 느끼는 친화도가 남다르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 또한 상당하다. 그런 만큼 대구은행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지역사회의 요구는 정당하다는 게 지역민들의 생각이다.

지역 초미의 관심사가 된 일련의 '대구은행 사태'를 지켜보면서 지역민들의 애정과는 괘를 달리하는 대구은행의 구조적 허술함을 절감하고 개탄을 금할 수 없게 됐다.

지난 달 임원 인사 이후 불거진 이전투구를 바라보면서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였다.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이 '인적 쇄신과 혁신'이란 명분을 내걸고 단행한 인사에 대해 일부 퇴진 임원들은 맹렬히 반발했다. 이들은 ▷쇄신을 빙자한 특정학교(대구상고) 출신 죽이기 ▷특정학교(경북고) 출신인 김 회장과 노조 간부의 새로운 인맥 구축 등 2가지를 인사 부당성의 요인으로 꼽고 역공을 폈다. 그러면서 임원 임기를 채우지 못한데 따른 거액의 보상금과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구은행 내부의 또 다른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퇴진 임원들의 이 같은 반발은 인사 불이익에 대한 불만과 함께 순혈주의를 바탕으로 한 대구은행 특유의 조직문화도 한 몫 했다는 게 은행 안팎의 해석이다. '대구은행 출신도 아니면서, 내부 인적 구성에 대한 이해도 없으면서 일방통행식 인사를 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그것이다.

거꾸로 대구은행 조직문화에 대한 김 회장의 불신도 그에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임원들이 임기 부족분을 대가로 수억 원을 훨씬 웃도는 무리한 보상금을 요구한 것은 사익에만 매몰된 채 임원으로서의 책임의식을 방기한 행태라고 보는 시각이다.

그동안의 대구은행 조직문화와 관행에 대한 김 회장 측의 비판적 인식은 지난 달 경주에서 열린 '2018 하반기 전국 부'점장회의'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김 회장은 320여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3년 전 전략 부재에 따른 경남은행 인수 포기 ▷학연'지연에 얽힌 인사 관행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을 비롯한 고질적 병폐 등에 대해 강도 높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이 이처럼 강한 질책과 함께 반성을 요구하는 장문의 원고(약 10분 분량)를 준비해놓고도 정작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채 황병욱 부행장이 대신 읽도록 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김 회장의 인적 쇄신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부에 똬리를 틀고 있는 고질적 병폐를 일소하지 않는다면 대구은행이 그동안의 불미스런 사건을 말끔히 털어내고 지역민의 사랑을 받는 대표기업으로 거듭나는 일은 요원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연'학연을 기반으로 한 순혈주의, 불투명한 인사로 고착화된 파벌주의, 임원들의 책임의식 부재 등이 바로 대표적이 병폐라고 하겠다.

대구은행이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투명'윤리'책임경영을 정착시킨다면 인사권자가 '비리 폭로'라는 내'외부의 엄포나 협박에 굴하거나 개의치 않고 변화와 혁신을 구현해나갈 수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모쪼록 대구은행이 과거의 영광과 위상을 되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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