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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주변에 대한 사소한 관심이 생명 구한다

매일신문·대구생명의전화, 내달 8일 '생명사랑 밤길걷기'

매일신문과 사회복지법인 대구생명의전화는 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을 앞두고 다음 달 8일 오후 7시 대구스타디움에서
매일신문과 사회복지법인 대구생명의전화는 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을 앞두고 다음 달 8일 오후 7시 대구스타디움에서 '2018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사진은 지난해 대회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 6일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25층 옥상에서 모녀가 추락해 숨졌다. 9살 딸을 둔 어머니 A(38) 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월 12일 수성구 한 아파트 15층에서는 40대 부부가 '남은 가족에게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했다.

스스로 생을 저버리고자 벼랑 끝에 서는 이들에게 지역사회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살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다.

대한민국은 지난 2003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국내에서 자살은 10대부터 30대까지의 사망원인 각 1위를 차지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에선 지난해 59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601명, 2013년 666명, 2014년 624명, 2015년 662명으로 꾸준한 수치다.

2012년 3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시행됐지만, 그 취지가 무색할 만큼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은 채다.

자살 시도자 대부분은 주변인에게 신호를 보낸다. 주변인이 이를 알아차리고 돕는다면 예방도 가능하다. 자살 시도자 또는 주변인 요청에 따라 자살 고위험군 상담 서비스를 하는 사회복지법인 대구생명의전화는 지난해 59건의 상담을 통해 고귀한 목숨을 구했다.

박찬우 대구생명의전화 상담소장은 "얼마 전 한 시민이 SNS에 자살을 암시하는 게시글을 올린 것을 보고 그 지인이 상담소에 즉시 신고해 자살 시도자를 구했다. 당사자는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학교와 지자체, 자살예방 관련 기관이 '자살예방 네트워크'를 꾸리고서 협력과 연계를 통해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현진 대구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센터장은 "사회가 개인화할수록 공동체는 무너지고 자살 대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럴수록 지역사회가 나서 사람들이 어울릴 기회를 제공하고 '나는 혼자가 아니다'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9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앞두고 매일신문과 대구생명의전화도 8일 오후 7시 대구스타디움에서 '2018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을 연다. 고민이 있거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은 누구나 다른 이들과 함께 캄캄한 밤길을 헤치고 밝은 희망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행사다.

한국타로교육협회의 재능기부로 타로점을 통해 내면의 고민과 걱정에 대한 답을 주는 '고민을 말해봐' 코너,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센터 대구지회가 참가자들의 희망과 메시지를 엽서에 담도록 돕는 '캘리엽서 만들기' 코너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한다.

참가자들은 사랑코스(10㎞)와 생명코스(30㎞)를 선택할 수 있다. 참가비는 사랑코스 1만5천원(청소년 1만원) 생명코스 2만5천원(청소년 2만원)이다. 문의 053)475-9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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