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행정기관 홈페이지, 잘못된 영문표기 수두룩

신라(Silla)를 ‘Sinla’로,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을 ‘남한(South Korea)’으로 쓰기도

경상북도 홈페이지 위치설명란에 올라온 지도.
경상북도 홈페이지 위치설명란에 올라온 지도. '상하이(Shanghai)'를 'a'가 빠진 'Shanghi'로 썼고, '칭다오(Qingdao)'는 한국식 발음인 'Cheongdo'로 표기했다. 경상북도 홈페이지 캡처.

대구경북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의 영문 홈페이지에 잘못된 표기가 수두룩해 외국인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지명이나 인명 등을 영문 표기법과 다르게 쓰거나 아예 의미가 다른 단어를 사용하는 등 오류 투성이라는 지적이다.

잘못된 영문표기는 외국인들이 즐겨찾는 대구관광안내 홈페이지(tour.daegu.go.kr)에서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낙동강(Nakdonggang River)'을 'Nakdong River'로, 유가사(Yugasa Temple)는 'Yuga Temple'등으로 표기했다.

안동시 홈페이지는 낙동강을 'the river Nakdong'으로 썼고, 경북도 관광안내 홈페이지는 토함산(Tohamsan Mountain)을 (Mt. Tohamsan)으로 표기했다.

문화재청 영문표기 규칙에 따르면 자연지물이나 문화재 등은 고유명칭을 보존하도록 이름을 그대로 영문으로 옮긴 뒤 특징을 보여주는 단어를 써야 한다.

'인명을 제외한 고유명사의 경우 음운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국립국어원의 로마자 표기법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오기는 신라(Silla)다. 대구관광안내 홈페이지에는 신라의 바른 표기법인 'Silla' 대신 'Sinla'라는 표기를 반복했다.

아예 의미가 다른 표현을 쓰기도 한다. 대구시·경북도 홈페이지는 '신라 왕국(Silla Kingdom)'을 '신라 왕조(Silla Dynasty)'로 썼다. 신라는 성씨가 다른 왕이 번갈아 왕위에 올랐기에 '왕국'이 정확한 표현이다. 외국인들 입장에선 전혀 다른 국가를 지칭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셈이다.

단체장 직책과 이름을 잘못 표기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달성군과 군위군, 의성군 홈페이지에는 '군수(mayor)'를 '도지사(governor)'로 오기했다.

성을 먼저 쓰되 이름은 붙여 쓰도록 한 표기법도 지키지 않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장세용 구미시장 등은 'Cheol Woo Lee', 'Se Yong Jang' 으로 표기했다.

고유명사 철자를 틀리게 쓰기도 했다. 경북도 홈페이지는 '상하이(Shanghai)'를 'a'가 빠진 'Shanghi'로 썼고, '칭다오(Qingdao)'는 한국식 발음인 'Cheongdo'로 표기했다.

이 밖에 대구 동구는 홈페이지 저작권 표시란에 '동구광역시(DONG-GU Metropolitcan city)'로, 대구 서구와 포항시는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을 '남한(South Korea)'으로 썼다.

18년째 공공기관의 영문표기 오류를 찾고 있다는 오용웅(77) 부산시 명예통역관은 "잘못된 표기는 위 사례보다 훨씬 더 많다. 이런 표기는 외국인에게 혼동을 주고, 자칫 우리나라의 국격을 낮춰 볼 수 있는 요인도 된다"며 고 지적했다.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는 "영문 홈페이지는 담당 공무원이 한글로 작성한 뒤 전문업체에 의뢰해 외국인 감수를 거친 번역본을 회신받는 방식으로 제작된다"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