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건축과장이 건설사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본지 8일 자 6면, 15일 자 1면 보도)로 논란이 일면서 대구 수성구청이 경찰 수사 이후 업무 담당 부서를 해체하는 수준으로 인사 발령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 접대를 받은 직원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물타기 인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성구청은 지난달 10일 정기 인사에서 건축과 직원 18명 중 문제가 된 박 모 과장을 포함한 6명을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했다.
경찰이 박 모 과장의 골프 접대 수수 혐의에 대해 수사 개시를 통보한 지 한 달 만에 과 단위 부서의 30% 이상, 팀 단위 부서 직원 대부분이 바뀐 셈이다.
승진이나 3년 이상 장기 근무를 제외하면 팀원 전체를 바꿀 정도의 대규모 전보 인사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 인사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건축직은 특정 인사 요인을 제외하면 인·허가 등 업무 연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적어도 2년 이상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지어 범어1~4동과 고산·만촌동 건축 관련 업무를 맡은 건축1팀의 경우 5명 중 3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건축1팀 전 팀장은 4년여간 한 자리에서 업무를 맡아 전보 발령 대상이었지만, 범어1~4동 건축 업무를 담당한 직원 두 사람은 업무를 맡은 지 각각 2년과 1년 만에 다른 자리로 발령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모 과장에게 뇌물성 골프 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설사 2곳은 이들이 근무하는 동안 범어1~4동 내에 아파트 재건축 및 신축을 추진해왔다.
때문에 경찰이 전 건축과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직원 연루 의혹을 피하려고 일부러 이같은 인사를 밀어붙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수성구청 측은 건축을 포함한 기술직 인사를 대구시가 담당하기 때문에 인사 관련 의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행정직을 제외한 통합 기술직 인사는 대구시가 일괄적으로 한다. 인사 시점이 공교롭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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