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놀리는 대구경북 76곳 폐교시설, 빨리 활용 방안 찾아라

폐교시설 활용률이 매년 조금씩 높아지고는 있으나 방치된 미활용 폐교가 대구경북에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2018 폐교재산 활용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기준 경북 69곳, 대구 7곳 등 모두 76곳의 폐교가 아무런 쓰임 없이 방치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 같은 상태에 놓인 폐교시설은 모두 420곳에 이른다.

이처럼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그냥 놀리는 폐교시설의 재산 가치는 어림잡아도 수천억원이다. 대지 면적이 100만㎡에 가까운 경북의 폐교 가치는 장부 가격 기준으로 약 35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밀집도나 접근성 등에서 사정이 나은 대구 폐교시설은 약 472억원가량이다. 800억원이 넘는 지역 공공재산이 용도를 찾지 못한 채 잡초만 웃자라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정부는 폐교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2002년부터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시행 중이다. 폐교를 매입하거나 빌려 교육·사회복지시설, 문화체육시설, 소득증대시설 등 건전한 용도로 쓸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통계가 말해주듯 낮은 활용도로 인해 입법 취지마저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시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큰 가치를 지닌 공공재산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적극 매각하든지 아니면 제한 규정을 대폭 완화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일부 보조금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는 막되 공익에 정면으로 배치되지 않는 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게끔 규정을 현실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불리한 접근성 등으로 인해 폐교 활용이 여의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폐교가 이리 방치된 데는 당국의 무관심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국내외 모범 사례를 찾고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 폐교시설 활용도를 한층 높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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