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수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1호기가 지난 3월 준공식을 가졌지만 준공 7개월이 지나도록 운영허가가 나지 않고 있어 그 배경과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어 수준과 미국 원전 기술자 때문이란 게 한수원 등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들에 따르면 UAE 측이 바라카 원전 운영을 맡게 될 전체 한국 직원들에게 영어 수준 향상을 요구(본지 5월 16일 자 1면 보도)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갑자기 미국 원전 기술자들이 이곳의 중간 관리자로 영입되는 바람에 통과해야 할 단계도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UAE 측은 한국형 수출 원전과 관련, EPC(설계·자재조달·시공)는 합격점이지만 이곳에서 일할 한수원과 협력업체 등 한국 직원들의 영어 능력에 대해선 의문을 나타냈다. UAE가 처음으로 원전을 운영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한 원자력 전문가는 "우리 원전 건설은 가격·공기·품질 등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인정받을 정도로 뛰어나다"며 "그러나 앞으로 계속 원전을 수출하기 위해선 건설 기술력뿐 아니라 운영 인력에 대한 교육과 관리도 중요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갑자기 중간 관리자로 들어온 미국 원전 기술자들도 넘어야 할 산이 됐다. 원전을 운영하려면 이들 미국 원전 전문가들로부터 먼저 '운영해도 좋다'는 안정성을 인정받아야 하게 된 것이다. 한수원 한 관계자는 "UAE가 미국 원전 기술자들을 영입하면서 이들과 호흡과 눈높이를 맞출 시간도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9월 28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APR1400 설계에 대한 표준설계승인서를 내주면서 한국형 원전에 대한 신뢰가 한층 높아졌다는 점은 바라카 원전 가동을 앞당길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APR1400 기술을 인정한 곳도 미국이고, 이곳 중간 관리자로 영입된 원전 기술자들도 미국인인 만큼 다시 처음부터 기술을 검증받아야 할 필요가 없는 점도 운영 허가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
바라카 원전은 모두 4기 총 5천600MW급으로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원전 2호기는 94%, 3호기 85%, 4호기 76%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한수원 한 관계자는 "바라카 원전이 하루 빨리 가동돼야 정부와 한수원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 원전 수출 사업이 보다 탄력받을 수 있다"며 "사우디, 영국, 체코, 폴란드 등과의 수출 협의도 현재 진행 중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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