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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노(NO)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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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한 해 국내에서 쓰이는 '플라스틱 백'(비닐봉투)은 모두 211억 개다. 이를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414개 꼴이다. 유럽연합의 평균 사용량 198개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일회용 비닐봉투 구경하기가 어렵다는 핀란드(4개)와는 무려 100배 차이다. 상대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다는 그리스(250개), 스페인(120개)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이쯤 되면 '비닐에 중독된 한국'이라 불릴 만도 하다. 일회용 종이컵도 만만찮다. 연간 230억 개를 쓴다.

얼마 전 별 생각 없이 비닐봉투를 쓰던 습관에 제동이 걸렸다. 집 앞 제과점에서다. 비닐봉투값으로 50원을 내라고 한다. 신문에서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을 본 터라 빵값과 함께 계산했다. 그 이후로도 가끔 장바구니를 깜빡해 봉투값을 치르기는 했지만 이제 부직포 주머니를 챙기는 게 버릇이 됐다.

우리 일상에서 비닐봉투만 골칫거리가 아니다. 세탁소 비닐이나 '뽁뽁이'로 불리는 에어캡, 우산용 비닐, 일회용 비닐장갑, 포장용 랩 등 각종 비닐 제품이 넘쳐 난다. 거의 재활용 없이 버려져 환경오염을 부르고 그 폐해가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점을 생각하면 변화가 필요하다. 호주나 미국, 케냐, 인도 등 비닐봉투 사용금지 사례에 비춰 정부가 이달부터 비닐봉투 무상 제공을 금지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런데 아직 제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이다. 무상으로 비닐봉투를 주다가 20원, 50원을 받으니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종이봉투로 바꾸게 하거나 장바구니 사용을 유도하는 과정 없이 유상 봉투처럼 손쉬운 수단에 치중하다 보니 생긴 마찰이다. 정책 방향이 옳아도 과정이 미흡하면 자발적 호응의 폭은 제한된다.

그렇지만 고작 20원짜리 비닐봉투 때문에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게 맞나 싶다. 1년에 단 하루 비닐봉투를 쓰지 않으면 6천700t의 이산화탄소가 줄고, 원유 95만ℓ를 아낄 수 있다. 플라스틱이 썩는데 100년이 걸리고, 비닐봉투 1장에 100만 개가 넘는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들어 있다. 비닐봉투나 플라스틱 컵, 빨대, 종이컵 등 우리 일상에서 멀리할 것이 아직 많다. 갈 길이 먼데도 사소한 일로 다툰다면 그 또한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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