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섬인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의 정글 속 동굴에서 5만여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과 사람 손바닥 등을 그린 동굴벽화가 발견됐다.
이는 인류 역사상 중요한 혁신 중 하나로 꼽히는 선사시대 동굴벽화가 유럽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오랜 믿음과 달리 동남아시아에서도 독자적으로 발생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호주 그리피스대와 인도네시아 국립고고학연구센터, 반둥공대 공동연구팀은 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의 석회암 동굴에서 발견된 그림 수천개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5만2천~2만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석회암 동굴의 암석 위에서는 제작 시기가 3단계로 나뉘는 그림 수천개가 발견됐다. 가장 오래된 그림은 붉은색과 주황색으로 주로 야생 소 등 동물과 스텐실 방식으로 손바닥을 그린 것들이다. 이들 그림은 최고 5만1천800년 전에서 4만여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이들 그림이 구체적인 사물을 그린 구상화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것임을 뜻한다.
같은 동굴에서 발견된 다음 단계의 그림은 짙은 자주색을 사용해 스텐실 방식으로 그린 손바닥과 사람 그림, 복잡한 무늬 등으로, 제작 연대는 3만7천200년 전으로 측정됐다.
빙하기가 최고조에 달한 2만여년 전에 제작된 그림들에서는 그림의 소재가 큰 동물에서 인간 세계로 바뀌는 문화적 변화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는 동굴벽화가 유럽에서 처음 등장해 다른 지역으로 퍼졌다는 것이 통설로 여겨졌으나 1990년대 이후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 동굴에서 이런 그림들이 발견되면서 동남아시아에서 동굴벽화가 독자적으로 생겨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르네오섬은 빙하기 대부분 기간 거대한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동쪽에 해당하는 지역이었고 유럽은 이로부터 서쪽으로 1만3천㎞ 떨어져 있었다.
공동연구자인 그리피스대 애덤 브럼 교수는 "이 연구 결과로 볼 때 인류 초기 동굴벽화는 유라시아 대륙의 양쪽 끝인 유럽과 인도네시아에서 비슷한 시기에 독자적으로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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